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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불에 콩 구워 먹은 의료기관평가"
[ 2005년 09월 23일 03시 00분 ]
지난해 보건산업진흥원이 대형병원 78개소를 대상으로 첫 시행한 ‘의료기관 평가’가 졸속행정의 극치를 보여준 사례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내년 평가부터는 관련 이해주체들을 포괄한 컨소시엄 형태의 주체에게 평가도구 개발과 평가 시행을 의뢰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 안명옥 의원(한나라당)은 “지난해 첫 시행된 의료기관평가에서 많은 문제점이 지적된 만큼, 평가주체가 일개기관의 독점이 아닌 다양한 이해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또 “올해 의료기관 평가는 시행 이전에 평가도구의 타당성을 먼저 점검하고, 타당성이 확보될 때까지 평가결과 공표의 유예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 의원은 “의료기관 평가의 일차적 목표가 의료기관 스스로 질 개선을 하도록 독려하려는 것인데 반해, 실제 지난해 치러진 평가는 자율적 개선보다는 외적 공개에 의한 압박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측정도구 자체가 비의료적인 부문의 시설이나 장비에 치중돼 타당성이 결여됐다”며 “이로 인해 의료기관이 과대포장이나 단기적이고 미봉적인 조치에 주력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그 밖에도 안 의원은 촉박한 일정 등 평가과정에서의 문제점과 공표 등 평가 후 결과관리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 의원은 “평가의 기준공표가 시행 전 두 달이 못되는 시점에 이뤄져 사실상 의료기관들이 충실히 내부체계를 정비할 시간적 여유가 확보되지 못했다”며 “번개 불에 콩 구어 먹는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평가가 시행되는 와중에도 세부 문항에 대한 점검이 계속해서 수정, 보완되는 등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너무 성급히 졸속으로 평가가 진행됐다”고 꼬집었다.

또 “평가 결과를 대중에게 공표하기 전, 병원에 알리고 충분한 소명기회를 준 후 보완된 결과를 공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 공표 후 병원 통보로 잘못된 평가의 피해를 의료기관이 고스란히 짊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평가는 의료기관에 내실을 유도키 보다는, 단기대응에 급급한 정책을 시행케 해 ‘평가를 위한 평가’였다는 불평과 함께 질 향상에 대한 정책효과를 반감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 안 의원은 평가도구의 타당성, 평가공표의 유예, 평가주체 등에 대한 총체적 점검과 함께 의료기관의 참여 및 질 개선 동기를 진작시킬 보호장치나 인센티브 등의 대안 모색방안을 정부에 촉구했다.
심희정기자 sh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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