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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꿰맞추기식 질의…내용도 맹숭맹숭
[ 2005년 09월 28일 22시 12분 ]
지난 22일부터 보건복지부를 필두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2005년도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 5일째를 맞은 가운데 의원들의 질의나 문제제기 내용들이 예년보다 훨씬 떨어져 국감의 질적 수준이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물론 일부 의원의 경우 정확하고 날카로운 문제제기로 피감기관이 당혹스러울 정도로 열심히 준비한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인 수준이 예년보다 훨씬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의 경우 27일 개최된 건보공단 국정감사에서 가입자관리 실태를 지적하면서, 공단의 가입자관리에 대한 많은 허점들을 밝혀냈다.
그러나 많은 의원들의 질문이 겹치는 경우는 물론 자료분석이 심층적이지 못한 경우, 그리고 과거에 이용됐던 자료를 다시 인용하는 사례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28일 심평원 국감에서 장향숙 의원(열린우리당)은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작년 4분기 건강보험 심사자료를 토대로 대형병원들의 진료비를 공개하고, 병원별로 진료비 편차가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환자 입원일당 진료비 기준으로 삼성서울병원이 가장 높아 진료비가 가장 비싼 병원으로 규정됐고, 이어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가톨릭성모병원 순으로 공개됐다.
그러나 해당 의료기관들 입장에서 이 같은 단순수치로만 병원이 가장 비싼 병원으로 오인받는 것에 대해 오히려 문제제기하고 있다.
즉, 각 병원별로 입원하는 환자의 중증도에 차이가 있고 병원별로 병상회전율에 서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 일당 진료비만 갖고 가장 비싼 병원이라고 규정짓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의원들이 문제제기를 하려는 주제에 억지로 궤 맞추다보니 이 같은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관한 의혹까지 과도하게 연계시켜 문제제기
문병호 의원(열린우리당)은 심평원에서 지난 2003년 약가재평가로 다국적제약사 G사의 당뇨병치료제 아반디아정 4mg과 8mg에 대해 각기 다른 비율로 상한금액을 조정, 22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유출됐다고 문제 제기했다.
당시 심평원의 약가조정에 따르면 아반디아정 4mg(상한금액, 1756원)은 인하율 3.7%를 적용, 상한금액을 1691원으로 인하시킨 반면, 8mg정(상한금액, 3507원)은 인하율 11.5%를 적용해 약가를 3103원으로 조정했다.
이에 문병호 의원은 “심평원은 잘 팔리는 약은 적게 조정하고, 안 팔리는 약은 큰 폭으로 조정하여 부적절한 약가재평가 사업을 진행해 보험재정이 유출되는 요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문 의원은 “중립적인 약가재평가라는 본연의 임무를 잊은 채 원칙없는 약가재평가로 심평원이 제약사와의 유착의혹을 받기에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심평원의 이번 약가재평가 결정은 현행 약가재평가가 외국의 약가를 기준으로 진행되고 있고, 약가도 의약품 함량이 초과되면 초과된 것 만큼 금액을 조정하는 것 뿐이라며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는 것을 경계했다.
한편 이 같은 지적은 지난 2002년에도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심평원과 제약사와의 유착의혹을 제기하며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의원간 질문 중복…과거 지적사항 또다시 재탕 삼탕
28일 개최된 심평원 국감에서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을 포함, 고경화 의원(한나라), 이성구 의원(한나라), 현애자 의원(민주노동당) 등은 똑같이 동네의원의 주사제 및 항생제 처방률이 심각하게 높아 국민건강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동네의원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기관들의 주사제 및 항생제 처방률이 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매우 높다는 지적은 이미 수십차례 제기된 사안이다.
이처럼 의원들간 문제제기가 중복되는 점이 많다는 것은 의원들 스스로가 공감하는 대목이다.
병용금기약 처방이나 특정연령대 처방방지 의약품 등 DUR 문제는 대부분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질의했다.
의원들도 이 같은 중복된 문제제기에 앞서 관례적으로 상습성 멘트를 날렸다. 다름아닌 “이 문제는 많은 의원님들이 이미 지적했으며 여러차례 지적됐지만, 다시한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였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을 보다 더 심층적인 분석없이 그대로 재탕․삼탕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또한 그동안 수차례 제기됐던 CT 중복촬영도 28일 심평원 국감에서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과 현애자 의원이 또다시 공동 제기해 냉담한 반응속에 질의가 진행됐다.
김춘진 의원(열린우리당)의 경우 지난해 건강보험급여청구액 의약품 상위 10개를 발표하면서 이 중 8개사가 다국적제약사 의약품이라며, 의약품시장에서의 국내제약사 경쟁력 약세를 지적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지난 2003년부터 올 7월까지 신규등재 의약품 121개 중 국내개발 신약은 고작 1개 뿐이라는 등 국내 제약산업 붕괴위기를 지적하며, 정부의 제약산업 발전에 대한 장기플랜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사항은 지난 16대 국정감사를 비롯 그동안 국정감사 때마다 단골메뉴로 나왔던 내용이다.
이밖에 심평원 국감에서는 저출산 대책 등 지난번 복지부 국감에서 이미 나왔던 문제를 재탕하는 의원도 있었고, 심평원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비인기 전문진료과목 해결문제 등을 거론하는 의원도 있어 피감기관으로서 곤란한 경우도 발생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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