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올 의료기관평가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평가를 받은 중소병원 상당수가 평가 기준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가문항에 있어서도 평가단의 주관적 생각이 개입될 소지가 다분해, 보다 객관적인 항목들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병원계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이번 평가는 현재까지 총 15개 기관에서 실시됐다.
지난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서울적십자병원, 한일병원, 메트로병원, 녹색병원, 부천대성병원이, 6~7일에는 서울위생병원을 포함한 삼성제일병원, 혜민병원, 청구성심병원, 다니엘병원이 평가를 받았다.
또 11~12일에는 가톨릭성가병원, 동수원병원, 인천기독병원, 굿모닝병원, 김포우리들병원 등이 평가에 참여했다.
지난주 이미 평가를 받은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올 의료기관평가는 중소병원을 배려해 이원화된 평가 기준을 적용하긴 했으나, 어려운 중소병원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이 열악한 중소병원의 경우는 이번 평가를 준비하며 특히 비용, 인력면에서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며 "단지 대형, 중소병원간의 구분이 아닌 보다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평가기준을 설정해 실정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병원 기준으로 평가를 받은 한 병원 관계자도 "유명한 대학병원이나 재벌병원이 아닌 이상, 대형병원 평가기준이 너무 높아 현장에 접목시키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 병원 대부분은 올 의료기관평가에 대형병원과 중소병원으로 이원화된 평가기준을 적용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의료계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치 않은 높은 평가기준 책정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또한 평가를 마친 피감기관들은 평가항목 중 평가자의 주관적 생각이 개입될 소지가 다분한 문항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이 같은 평가문항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난해 평가에서도 평가단 로비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던 것"이라며 "주관적 견해를 배제할 수 있는 O,X 방식의 객관적 문항만 신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밖에도 이번 평가와 관련, 상당수의 피감기관들은 평가 공표에 대해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중소병원의 경우는 언론에 공개된 평가 순위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언론에 공표된 병원의 순위는 곧 환자수 증감으로 이어진다"며 "중소병원의 경우는 시설장비 등의 여건보다는 의사를 믿고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 일원화된 기준으로 병원 순위를 매기는 것 자체가 문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의료기관평가를 실시하고, 순위를 공표하는 것은 타당하나, 이미 의료계에는 병협이나 타 단체에서 주관하는 표준화심사 등의 평가 체계가 마련돼 있어 굳이 의료기관평가를 실시하면서까지 병원에 부담을 줄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료기관평가 무용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