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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뇌졸중 환자의 드라마틱한 인생 역정
[ 2005년 11월 07일 09시 56분 ]
한 뇌졸중 환자가 오른쪽 손발이 마비되는 후유증을 이겨내고 화가로 등단, 이번에는 환자들을 위해 병원에서 전시회를 갖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감동스토리의 주인공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갑작스럽게 찾아 온 뇌졸중으로 인생의 모든 것을 잃어 버렸던 홍순본씨(남·66세)[사진].

그는 지금 강북삼성병원 본관 로비 한켠에 마련된 작은 공간에서 자신의 그린 그림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바로 오늘(7일)부터 12일까지 병원에서 자선전시회를 개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따르면 홍순본씨는 1995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뇌졸중으로 오른쪽 손발이 마비되는 후유증을 겪고 있다.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건축설계 관련 일을 하며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던 그였지만 뇌졸중은 그로부터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그러나 끝은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재활치료에 들어간 홍씨는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고 비록 언어기능은 회복되지 못했지만 마비증세는 호전됐다.

이때 홍씨가 선택한 것은 글 대신 그림 그리기. 우선 홍씨는 먹고 싶거나 필요한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 의사소통을 시작했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니 처음에는 제대로 그려질 리 없었지만 그래도 홍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솜씨도 늘었고 웬만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또 아예 미술학원까지 등록했다. 그리고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지 이제 5년이 지났다.

이러한 인고(忍苦)의 세월을 거쳐온 홍씨는 지난해 서화아카데미에 아내의 초상화를 출품, 금상을 받는 등 활발한 활동으로 서양화협회 임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부인의 소원이 이뤄진 자리이기도 하다. 왕성한 활동에도 오랜 투병생활로 넉넉치 못한 형편상 전시회를 한 번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홍씨의 부인 정씨는 이러한 점이 못내 아쉬웠고 이를 전해들은 강북삼성병원은 흔쾌히 본관 로비에 전시회를 준비한 것.

이번 전시 기간 중에는 홍씨도 직접 나올 예정이다. 몸도 불편하고 의사소통은 안 되지만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환자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다.

또한 이번 전시 기간 중에는 홍씨의 수상작 아내의 초상화를 비롯해 26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홍씨 작품의 특징은 매우 사실적이며 그림 속에 성실함이 배어있다는 평이다.

홍씨의 주치의인 최천식 신경외과 교수는 “본인의 지속적인 건강관리와 약물치료가뇌졸중 재발을 막는데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림 그리기도 생활에 활력을 주기 때문에 환자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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