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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해결책은 불임치료에서 찾아라"
[ 2005년 11월 07일 21시 26분 ]
저출산 시대의 아이러니는 더 이상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여성과 엄마가 되고 싶지만 불임으로 고통받는 여성이 동시에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저출산의 그늘 속에서 또 하나의 여성들이 고통받고 있다. 아기를 '안 낳는' 게 아니라 '못 낳는' 불임이 바로 그 것. 200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국내 불임 부부는 64만쌍이다. 이는 10년 전 25만쌍에 비해 156%가 증가한 수치로 매년 4만쌍 꼴로 증가하고 있다.

미즈앤 불임클리닉 김현애 원장은 "불임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과 사회, 문화적 구조로 인해 개인의 불행이 사회적 불안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몇 번이 될지 모르는 시술에 대한 불안감과 경제적인 부담감이 공포로 작용하면서 최근 불임도 저출산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불임부부들은 '유전유자(有錢有子) 무전무자(無錢無子)'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돈 있으면 아기를 낳고 돈 없으면 못 낳는다'고 할 만큼 불임 치료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기를 못 낳는 것이 아니라 안 낳는 저출산 세태가 서럽기만 하다.

최근 정부는 "아기만 출산하라. 그럼 정부에서 키워주고 책임져 준다"며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셋째 자녀 출산시 일정액의 축하금을 준다거나 보육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정부와 사회의 관심은 아직 불임부부나 불임율의 영역까지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아직 사회적 관심의 영역에 있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지원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정작 아이를 낳으려고 노력하는 여성들에게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 불임부부들의 보험혜택 항목은 제한적이다. 불임진단검사, 배란촉진제 사용, 약물요법 등이 전부다. 시험관아기나 인공수정은 보험혜택이 전혀 없다. 인공수정 성공률은 15∼20%, 시험관아기는 32% 정도로 한 회당 각각 40만∼50만원, 300만∼350만원 정도가 든다.

불임부부들이 보통 인공수정을 2∼3회 시도한 후 시험관아기 시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임부부 한 쌍이 아기를 갖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0만원 정도 든다.

때문에 아기를 안 낳는 것이 아니라 못 낳는 이들에게 정부의 저출산 정책은 허공의 메아리로 들릴 뿐이다.

김 원장은 "불임치료에 드는 비용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불임전문 전문가 양성 및 서비스 향상이 요구되고 있다"며 "불임은 다른 질병과 달리 치료 확률이 50% 이상이기 때문에 불임 부부 중 반 수만 성공한다고 해도 2만명씩 신생아가 늘어날 것"이라고 제언했다.

불임센터의 산모들은 가끔 정부에서 일정 부분 지원을 해주면 저출산 문제는 자신들이 해결해줄 수 있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그들은 "아기를 더 이상 낳지 않겠다는 부부들에게 출산율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10만∼20만원을 준다고 해서 이들이 출산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불임 부부들에게 지원을 해주는 것이 저출산 해결책으로 더 효과적이다"라고 주장한다.

저출산 국가로 진입한 선진국들의 경우 대부분 불임시술에 대한 지원책이 있고 가까운 일본의 경우 연 10만엔 규모로 28만명의 불임부부가 보험적용을 받는다.

프랑스, 독일 등은 시험관아기 시술비용 전액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으며, 호주는 불임치료 비용을 국가 의료보험이 보장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불임부부들에게 출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출산율 저하시대 불임 부부의 문제는 오히려 모성을 살리는 희망이다. 엄마가 되고 싶지만 불임이라는 굴레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들. 이제는 저출산 대책으로 불임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의료보험의 사각에 있는 불임치료 분야의 보험적용은 작게는 한 부부의 인간답게 살 권리의 보장이며, 나아가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적 해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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