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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의 門(문) 힘차게 두드린 남자 간호사
[ 2005년 11월 15일 23시 19분 ]
"준하 언니로 불러요. 하루 50여명 정도의 외래환자 진료로 인해 바쁜 일과를 보내지만 여자 간호사들과 함께 수다를 떨거나 애교 부리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고 기특해요"

간호사라는 직업은 더 이상 금남(禁男)의 성역이 아니다.

오랫동안 지켜오던 금녀의 벽이 속속 깨지는 가운데, 남자들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그 위풍당당한 반격 대열에 합류한 이들은 아주대 수원병원의 청일점 이준하(30), 이상훈(31) 간호사. 남자간호사로 살아간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남자간호사만의 어려움과 즐거움,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간호사 24시. 나이팅게일을 꿈꾸는 평범한 남자간호사들의 '생활 보고서'가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EBS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간호사 직에 도전한 남성들의 일상을 그린 '다큐극장 맞수 청년, 간호사 되다'를 방영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지난 14일 방영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부산가톨릭대학교 간호학과 1학년에 재학중인 김재민군이 "임상에 있는 선배 남자간호사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방송을 통해 여학생들과의 의사소통 문제 등 학교 생활에서 느끼는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방송된 두 간호사의 개인 연락처를 제작진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올해 4년차 간호사 이준하씨는 중환자실에서, 3년차 이상훈 간호사는 소화기내과 검사실에서 '남자 간호사'란 새로운 모델을 확립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이상훈 간호사는 여자 간호사들이 기피하는 특수 담석 제거 수술 등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최대 난제는 '여성'이다. 허드렛일부터 시작해서 무거운 기계를 운반하는 등 남자간호사가 없었다면 분명, 여자간호사들이 했어야 될 일들도 무조건 남자간호사들의 몫이라 생각하는 분위기는 이들을 고달프게 한다.

사회의 다른 분야에서 여성들이 '성차별'을 호소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차별과 편견과 무지는 어디서나 '소수'의 인생을 고단하게 하는 걸까.

"일은 바쁘고 힘든데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따라갈 수가 없었어요.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죠. 선배의 질책을 듣다보니 서러운 생각이 밀려드는 겁니다"며 "그러나 내가 여기서 그만 두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이겨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이상훈 간호사는 말한다.

가끔 환자들이 오해하고 그들을 의사라고 부르는 해프닝이 벌어지지만 그들은 자신있는 표정으로 '간호사'라고 강조한다. 힘들 때면 서로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평소에는 환자들에게 더 좋은 간호를 준비하기 위해 각자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남자간호사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16일 3부 방영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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