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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남자, 간호사는 여자' 등식 깨진다
[ 2005년 11월 16일 21시 59분 ]
눈부시게 하얀 가운을 입고 신음하는 병상의 환자를 돌보는 백의의 천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소위 여성들만의 직업이었다. 하지만 남녀평등을 넘어 양성평등의 시대가 도래한 요즘, 간호사라는 직업은 점점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남자 간호사가 늘고 있다. 나이팅게일을 꿈꾸는 수많은 예비 간호사들 중 남자 간호사들의 영역이 점점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1993년 우리나라 간호대학 졸업생 6374명 가운데 남학생은 고작 3명뿐이었다. 그러나 대한간호협회(회장 김의숙)가 14일 발간한 '2005 간호통계연보'에 따르면 4년제 또는 3년제 간호대학에 재학 중인 남자 학생 수는 1994년 51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1195명에 달해 10년 전보다 24배 급증했다.

또 2005년 간호사 국가시험(45회)에서 남자응시생수도 284명으로 5년 전인 2001년(58명)보다 5배가량 크게 증가했다.

전체 간호사 19만명 중 소수이지만 '의사는 남자, 간호사는 여자'의 전통적인 성별의 벽이 서서히 깨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대구보건대 간호과에는 신입생 98명 중 12명의 남학생이 들어왔다. 매년 3~5명에 불과하다 올해 급증한 것.

권동오(23) 씨는 "남자 환자들은 여성 간호사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신체적인 차이가 있는 만큼 남자 간호사들이 훨씬 섬세하게 보살필 수 있다"며 "특히 기기 조작이 능숙해야 하는 수술 간호사로는 남자가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남자 간호사는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근무 부서도 다양해지고 있다. 수술실과 마취과에 몰려 있던 과거와는 달리 응급실, 중환자실, 입원 병동, 외래 등 환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분야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간호사는 환자와 가족에게 자신 있는 태도를 보여 신뢰감을 줄 필요가 있다는 점도 남자 간호사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물론 직업의 성벽이 사라지고 있다지만 아직은 남자간호사라는 직업이 일반인들에게 낯설다. 간호학을 전공하는 이들에게 가족들은 후원자이긴 하지만 아들이 간호과에 다니는 것을 외부에 알리기를 주저하는 부모들도 있다는 게 간호과 학생들의 고백이다.

하지만 그들은 남들이 다 하는 일을 해서는 성공할 수 없는 시대라고 주장하며 외래에서 경험을 쌓고 능력을 인정받은 뒤 기회가 오면 더 넓고,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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