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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전문의 '대학병원 펠로우로'
[ 2005년 11월 21일 21시 37분 ]
대학병원들의 경영논리와 개원가의 어려운 실상이 맞물려 갈 곳 없는 전문의들이 강도높은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대학병원에서 펠로우(임상강사)로 남는 기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임시직에 가까울 정도로 신분이 매우 불안전한 가운데 환자 진료에 혹사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수억원씩 투자해 단독으로 개원하기 힘든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일부 전문과목 전문의들의 인력수급 정책에 획기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예전에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대학에 남아 후학을 가르치고, 연구에 몰두하기 위한 스탭(교수) 과정의 전단계로서 당연히 거쳐야 했던 것이 임상강사(펠로우)였지만, 이것도 옛말이 되버린 지 오래다.

내과계를 비롯 그나마 개원하기 수월한 일부 전문과목을 제외하고는 현재 대학에 남아있는 대다수 펠로우들은 미래에 대한 확실한 보장없이 저렴한 인건비에 스탭들보다 훨씬 높은 강도의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도 개원하거나, 중소병원에 취업할 길이 어려운 전문과목에서 더욱 심한 상황이다.

예를들어 마취통증의학과의 경우, 올해 167명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조건에 해당된다.

이들이 나갈 수 있는 길은 대학에 남아 스탭과정을 밟거나 아니면 개원하거나, 중소병원 봉직의로 취업하는 것 등이 있다.

하지만 몇년 전 부쩍 각광을 누렸던 개원가 통증클리닉도 최근 엄격한 심사기준 잣대가 적용되면서 통증클리닉 단독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반(反)작용으로 통증클리닉을 개원했던 전문의들이 점차 비만, 성형 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이처럼 몇억씩 들여 개원하더라도 수익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인데다, 중소병원들마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수요가 미미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학에 펠로우로 남아서 시간을 버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보통 2년간의 펠로우 생활을 마치거나, 거의 기한이 찬 전문의들은 향후 진로에 밤잠을 설칠 수 밖에 없다는 게 병원 스탭들의 전언이다.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요즘 펠로우들은 1년 정도만 지나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놓고 밤잠을 못 이룰 것"이라며 펠로우들의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그도 그럴것이 대학에서 2년간 펠로우 생활을 한다고 해서, 스탭으로 보장받는 경우는 1~2%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드물고 어렵다.

이들은 또 2년이 지나면 후배 펠로우들에게 밀려, 오고갈데도 없는 신세로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넘쳐나는 펠로우들 때문에 이득을 보는 것은 결국 대학병원측 뿐이다.

왜냐하면, 펠로우들은 스탭들에 비해 임금이 50~60% 수준이지만, 연구보다 임상에 임하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환자 수는 오히려 스탭보다 많은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다른 대학병원의 한 교수도 "전문의 인력수급에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병원들이 너무 지나치게 경영적인 측면만 강조하는 것도 문제"라며 "인간적으로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에따른 대책은 결국 적정한 전문의 인력 수급조절 뿐이다.

하지만 전문의는 매년 늘어만가고 있어 대학병원의 펠로우 과잉공급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관련, 마취통증의학회 신양식 이사장(연세의대)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일차적인 방법은 우선 전문의 수급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 뿐"이라며 정부의 전문의 인급수급 정책의 부재를 꼬집었다.

신 이사장은 이어 "병원도 너무 경영적인 측면에만 치우친 나머지 인건비가 저렴한 펠로우로 대신하려는 것보다 의료진의 인력구조를 스탭 위주로 바꿔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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