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마감한 내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산부인과 지원자가 전체 정원의 59.9%에 그친 가운데, 전체 83개 모집 병원 중 60%에 달하는 49개 병원에서 미달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특히 그 중 40%가 넘는 34개 병원은 아예 지원자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이 그 어느때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대구로병원, 가천의대길병원, 한양대병원, 전북대병원, 인제대일산백병원, 제주대병원, 아주대병원, 건국대충주병원, 건양대병원, 광명성애병원, 서울보훈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영남대병원, 포항성모병원 등은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또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7명 모집에 3명 지원, 고대안암·안산병원은 4명 모집에 1명 지원 등 지원자가 있는 경우에도 미달 정도가 심각했다.
그나마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삼성제일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북삼성병원, 건대병원 등은 간신히 정원을 채웠으며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9명 모집에 10명이 지원, 83개 모집 병원 중 유일하게 1.1 :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이 사상 최악의 전공의 미달사태가 발생하자, 산부인과학회는 정원을 채우지 못해 교육 및 국민 진료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수련병원들을 구제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14일 학회에 따르면 이번 전기 전공의 모집에서 미달사태를 빚은 수련병원에 한해 후기 모집 시 미달된 정원을 충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건의문을 병협 등 관계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기 모집이 진행 중이고 전체 합격률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전기모집 합격자 발표일인 이달 22일 이후 건의문을 채택키로 잠정 합의했으며, 현재 학회 차원에서 정확한 일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모집에서 한명의 지원자도 받지 못한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전공의 지원 기피뿐 아니라 전공의들의 중도하차, 수련 포기 현상도 속출하는 등 현재 대부분의 산부인과는 인력수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의료인력 불균형으로 인한 의료서비스 차질은 시간문제”라며 “진료수가 조정에서부터 전공의가 부족한 곳에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계에서도 의료사고 노출 빈도가 잦은 산부인과의 특성상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등 정부 차원의 보다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대책방안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