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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盧' 수수께끼 진원은 '오해와 불신'
[ 2005년 12월 18일 03시 41분 ]
논문 조작 여부에서 줄기세포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문제로 비화된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의 수수께끼 같은 진실게임이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5일 노성일 이사장이 '황 교수팀에 줄기세포 자체가 없다'는 발언으로 촉발된 공방은 16일 각각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반박 기자회견으로 반전을 거듭했다.

여기에 'KBS 뉴스9'가 논란의 열쇠를 쥔 인물로 지목된 김선종 연구원이 '줄기세포 8개는 분명히 있었다'는 요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상황은 또 한번 급반전.

이런 상황에서 김선종 연구원이 16일(미국 시간) 피츠버그 자택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공식적인 입장을 처음 밝힘에 따라 몇가지 확실한 사실이 정리되고 있다.

이 기자회견에서 김 연구원의 핵심 발언 내용을 요약해 보면 ▲줄기세포 8개의 존재는 100% 확신한다는 것과 ▲줄기세포 2, 3번으로 11개의 논문사진을 조작했다는 것 ▲자신은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7일 연합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김 연구원은 "지금도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을 존경하기에 많은 갈등도 있었고 말하지 못한 면도 있었다"며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잘못과 책임에 대해 속죄를 구하고 떳떳이 나서지 못한게 후회스럽다"고 운을 뗏다.

그는 우선 "작년 10, 11월에 걸쳐 2개의 맞춤형 인간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고 이후 4개를 더해 총 6개의 셀라인이 확립됐으며 1월 9일 셀의 오염이 일어나 4개가 폐기됐고, 4월께까지 6개가 다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처음 만들어졌던 6개중 남은 2개와 나중에 만들어진 6개를 더해 8개의 줄기세포는 직접 확립, 배양하고 매일 아침 지켜보며 관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체세포를 이식한 복제 줄기세포는 옆에 약간의 틈새가 있어 수정란 줄기세포와 비교할 때 모양부터 다르기 때문에 줄기세포가 있었다고 지금도 100% 확신하며, 착오일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여기까지 김선종 연구원의 진술은 황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사진 조작을 시인했다. 그는 "2월에 논문 준비를 할 땐 줄기세포가 2, 3번 두 개 밖에 없었고 염색체 방법으로 2, 3번 사진을 만들어 갔다 드렸더니 11개로 만들어줄 것을 요청해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 6개의 셀라인을 만들었다가 4개의 셀 라인을 실험실 오염으로 잃어버렸으나, 다시 빠른 시간 내에 셀라인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우리 내부에 있었고 황 교수도 그런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실수가 아닌 의도적인 조작임을 인정한다. 황 교수가 지시를 했어도 내가 거부했어야 된 부분이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말하는건 처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도 16일 기자회견에서 '논문에 인위적인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한고 논문을 철회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혀 사실상 이 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해석이 이미 지배적이다.

문제는 노 이사장이 주장하는 줄기세포 존재 여부에 대한 진위와 바꿔치기 논란.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이 하루 아침에 등을 돌리게 된 결정적 시발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 김선종 연구원은 "셀라인이 미즈메디병원의 셀라인과 동일한 결과를 보인다는 얘기를 아내와 박종혁 박사에게 처음들었다"며 "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후에 아내에게 들은 얘기로는 검증 결과가 나온 후 황 교수가 대노해 나에게 진술서를 받아오라고 하셨다가 다음날 '김 박사나 박종혁 박사 같은 사람을 믿지 못하면 어떻게 연구를 하겠느냐며 필요없다'고 하셨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때 노 이사장에게 전화가 왔다는 것. 그는 "노 이사장이 전화로 '서울대에 확립된 셀라인이 전부 미즈메디병원 셀라인으로 확인됐다더라,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해서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은 있다'고 말씀을 드렸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음 날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이 만나 셀의 진위여부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 같고, 노 이사장이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다고 하시는 건, 잘 들어야 할 것 같다"며 노 이사장의 주장에 다소 오해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제가 만들었을 때까지는 의심을 하지 않았고 그건 황 교수도 마찬가지고, 증거자료가 다 있기 때문에 셀라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노 이사장은 셀이 그렇게 다 뒤바뀌었다고 하면 결국 확립된 셀이 하나도 없지 않느냐, 그래서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다, 그렇게 공식적인 발언을 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는 "검증 결과는 약 10일 후면 판단이 될 것"이라며 "나도 굉장히 궁금하지만 줄기세포가 있다 없다에 대한 보도는 자제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한 인물로 본인이 지목되는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황 교수가 처음 진술서를 요구했던 것 뿐만 아니라 지난 주에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사실대로 얘기해라"고 한 말로 봐 나에게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황 교수가 '셀라인을 못 만들면 이렇게 된 상태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게 어떻겠느냐 두 사람의 생각은 어떠냐' 말해서 , 저도 억울하고 박종혁 박사도 억울하니 검찰에 수사를 맡기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노 이사장이 "'황 교수가 줄기세포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나 '김 연구원에게서 이를 직접 확인했고 또 황 교수가 김 연구원에게 회유와 협박'을 했다는 주장과는 큰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즉, 이 같은 김선종 연구원의 진술대로라면 황 교수와 노 이사장간의 진실게임의 진원은 논란이 장기화 되고 또 사진조작 등의 의혹이 점차 드러나면서 내부의 오해와 불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여전히 배아줄기세포를 누군가 바꿔치기 했다는 황 교수팀의 주장과 배아줄기세포가 실제 몇개 존재하는지에 대한 여부 등의 의혹은 아직 사실 확인된 바 없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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