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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우후죽순 세계인명사전과 상술(商術)
[ 2005년 12월 21일 02시 57분 ]
최근 새해를 앞두고 마르퀴즈 후즈후(Marquis Whos Who)나 영국국제인명센터(IBC)등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등재됐다는 대학 교수들의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상당수 교수들은 이와 관련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들이 한결같이 꼬집는 내용은 인명사전 출판사들의 '상술(商術)'이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업적을 인정해주고 세계적인 인물로 평가해준다니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책을 사라'는 메일 외에는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M사의 경우 매년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과학, 예술 등 10개 분야에서 약 5만 여명을 선정해 세계인명사전을 발간하고 있다. 또 여러 종류의 각 분야별 인명사전은 별도로 발행한다.

여기서 살짝 돌려 생각하면 5만명은 물론, 분야별 총 권수를 감안하면 자기들이 만든 사전에 등재된 사람에게 사전 1권씩만 팔아도 총 50만권 정도가 추계된다.

또한 인명사전 외에도 기념패 등을 신청하라고 해 별도의 추가 제작 비용을 청구한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즉, 세계적으로 불황의 늪에 빠진 종이출판업계에서 세계인명사전은 성경 이외에 밀리언셀러가 보장된 몇 안되는 흥행 보증 수표인 셈이다.

그나마 100여 년의 전통과 권위를 가진 세계 3대 인명사전의 경우는 덜하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의로 인정받는 한 대학병원 교수에 따르면 O사나 C사 등을 비롯해 비슷한 아류작들의 관련 메일을 1년에 수십 통씩 받는다는 전언이다.

심지어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인명사전에 등재됐다'는 언론의 기사는 이제 좀 안나왔으면 좋겠다"며 "다 돈 내고 하는 거 아닌가. 요즘에는 웬만하면 등재되는 것 같아 뉴스로서도 가치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까지 여러 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던 한 교수도 "최근에는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세계인명사전들이 생겨나는 것 같다"며 "출판사들의 마케팅에 놀아나는 것 같아 올해에는 제의가 있어도 거부해 버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어 인명사전에 등재되는 것 자체를 원치 않았지만 '과시욕이 강한 한국 사람들이 외국 출판사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소리도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의학을 비롯한 정치, 경제, 예술 등 각 분야에서 매년 활발한 연구 활동과 탁월한 업적을 이뤄낸 세계적 인물을 선정, 등재되는 사전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대단히 영예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과연 누구를 위한 세계인명사전인지 이쯤에서 한번 생각해 보는 것 역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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