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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민간보험 도입은 '기회이자 위기'
[ 2006년 01월 10일 21시 45분 ]
이르면 3월부터 우리나라에도 개인 실손형 민영건강보험 상품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그동안 손해보험사들이 이 상품을 판매해왔으나, 주계약이 아니라 특약 형태로 판매했기 때문에 그 시장규모는 미비한 수준에 그쳤다. 2005년말 기준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이 65%에 불과한 상황에서 생명보험사들이 이를 주계약 상품으로 판매할 경우 공보험을 위협하는 중대 요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민간보험은 영리병원 허용,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폐지 및 계약제 도입 등과 함께 참여정부의 '사회적 아젠다’로 부상하고 있는 의료서비스 산업화의 일환이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신년특집 기획시리즈로 민간보험의 도입 배경부터 보험업계 준비 현황, 외국의 민간보험 운영사례, 병원계에 미칠 영향 및 기대효과, 공보험이 바라보는 민간보험과 그 시장전망 등 4회에 걸쳐 개인실손민간보험을 총체적으로 분석,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1회 : 민간보험 도입배경 및 보험업계 준비실태
2회 : 미국, 프랑스, 독일등 외국의 민간보험 운영사례
3회 : 병원계에 미칠 영향 및 기대효과
4회 : 공보험이 바라보는 민간보험과 그 시장전망
보건복지부와 보험개발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매년 약 1.5배의 규모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영 보험사의 의료비 보장 금액은 지난 2001년 1조2330억원에서 2003년 2조 433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2006년 7조 8873억원, 2010년엔 37조842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민간의료보험 시장의 빠른 성장은 결국 엄청난 규모의 금액을 발생, 의료서비스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이처럼 커진 파이를 과연 누가 가져갈 것인가가 병원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민간보험시대 개막…의료시장 규모 증가 및 병원 매출 증대 효과
보험업계는 이 같은 민간의료보험 시장의 빠른 증가세가 의료서비스 시장 전체를 성장시키고, 병원의 매출 증대를 가져오는 등의 긍정적 효과를 제공할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즉, 보험자본의 의료서비스 시장 유입에 따른 전체 의료시장규모의 증가와, 의료서비스에 대한 경제적 부담 완화로 인한 최적의 의료 서비스 제공, 보험을 통한 다양한 부가 의료서비스로 병원의 매출이 증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환자에게 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병원간 고객유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강력한 마케팅과 더불어 이와 제휴한 병원의 새로운 고객 유치 경쟁은 결국 병원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신의료기술 적용 등을 통한 병원간 선의의 경쟁을 심화, 의료계 전반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 신용카드 결제는 매출의 1.5~2%에 이르는 막대한 수수료 비용이 소요되지만, 보험사의 지불보장을 통한 진료비 현금 정산은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병원에 이익이다.
그밖에 병원 입원비 매출의 5% 가량을 차지하는 미수금 발생의 위험을 민간의료보험을 통해 미수금 발생의 위험 없이 환자에게 안정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의료비 미수 방지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심사·청구 등 지급체계 혼란 및 병원간 양극화 현상 우려
하지만 아직까지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별다른 지식이 없는 일선 병원들은 민간보험의 심사, 청구, 수가 등 지급체계에 따른 혼란으로 병원계의 어려움이 가중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정기택 교수는 “이번에 출시예정인 실손형 민간보험 상품은 심사, 청구, 수가 등 지급체계에 따른 다양한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며 “40여개의 보험사가 각기 다른 상품을 출시할 경우 병원계에 큰 재앙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정 교수는 “병원은 심사평가, 지급체계 등 청구방식을 단일화함으로 혜택을 도모해야 할 것”이며 “인수위험 즉, 보장범위에 대한 고민과 시장경쟁을 위한 보험상품에 대한 비교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같은 심사, 청구 등 시스템 정비와 함께 병원계는 전담 인력 필요 등에 따른 관리비용의 증가를 우려했다.
또 영리위주로 리스크 관리에 뛰어난 보험사와 병원간의 예속적 관계 역시 병원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병원과 보험사간 지배관계가 생기고 협상 자체에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그밖에도 병원계는 고급의료서비스의 수요 확대로 인한 병원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의료 서비스가 우수한 고급 병원으로 환자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과 같이 그룹내 보험사가 존재하는 재벌병원들의 경우, 민간의료보험 시장 형성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병원계 중심의 협의체 구성 통한 대응방안 모색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상품 출시와 관련해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병원들 자체에 있다. 대다수의 병원에서 민간의료보험의 중요성은 인지하나, 정작 병원계에 닥칠 현실은 직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병원과 보험사는 환자를 매개로 움직일 뿐 상호간 전혀 접촉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병원계에서 특단의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민간보험 시대에 병원이 보험사에 끌려다닐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와 관련, 대한병원협회는 다가올 민간의보 시대에 대비한 병원 주도의 보험사와의 협력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병원계가 중심이 되는 민간의료보험협의체(KPPO)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PPO는 민간의료보험의 업무처리 절차를 효율화하고 이 과정에서 병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병협이 설립한 협의체로, 병원과 보험사 양자간 상호 이익을 도모하고 환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병협은 협의체를 통해 민간의보 시장에 대응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수립함과 동시에 보험업계와의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보험관련 업무를 표준화, 체계화해 민간의보 시대에 병원이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KPPO에는 한양대병원, 고대병원, 가천의대길병원, 백병원, 영남대병원 등 전국 270여개 병원이 가입한 상태며,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거의 대다수 대형병원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희정기자 sh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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