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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무조건 돈 잘 번다는 말은 옛말"
[ 2006년 01월 17일 06시 16분 ]
“평균적으로 2억~3억 대출을 받아 매달 500만원씩 대출금 갚고 자식들 교육비 등에 투자하고 나면 50세 가까운 나이에 집 한 채, 병원 하나 남는 정도가 현재 의사들의 삶입니다.”

대한의사협회 권용진 사회참여이사 겸 대변인은 17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열린 ‘의사의 직업성 및 미래’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의사를 꿈꾸는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의사협회에서 처음 마련한 이 날 행사에서는 한국 의사의 현실을 보다 솔직하게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자유롭게 오갔다.

이 날 행사에 참석한 200여명의 고교생 및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의사의 경제적 위기’에 대한 부분이었다.

권용진 사회참여이사 겸 대변인은 “의사라고 무조건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생각은 지금의 현실에서는 적용 되지 않는다”며 “상위 10%의 의사들과 하위 30% 의사들의 빈부격차는 생각보다 크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상위 30%의 의사들이 전체 의사 수입의 70%를 차지하고 70% 대다수의 의사들이 나머지 30%의 수입을 나눠 먹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개업을 했을 때 평균적으로 의사 연봉은 7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라며 “그러나 의사에게는 퇴직금이 없다는 점과 전공의 과정을 마치는 30대 중반 정도까지는 평균 3000~4000만원 정도 밖에 받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 대변인은 답했다.

진료 과목이나 개업 장소 때문이 아니냐라는 참석자의 질문에 권 대변인은 “소위 돈 잘 버는 과라는 것은 유행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한 "어디에 개업을 하느냐에 따라 수입에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모든 개업의들이 좋은 자리에 병원을 차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목이 좋다’는 신도시에 병원을 개업하려는 경쟁 역시 치열해 좋은 자리에 병원을 분양 받는 일부터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권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의대를 지원하느냐 한의대를 지원하느냐의 문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권 대변인은 “면허가 이원화돼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양•한방 협진을 한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한의사와 의사와의 갈등은 지속되겠지만 언젠가는 의사 면허가 일원화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재 한의사와 양의사 면허증을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들이 2개 면허를 모두 사용, 진료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헌법 소원을 제기해 놓은 상태며 승소할 것으로 보인다는 사례도 덧붙이며 권 대변인은 양•한방 통합 움직임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고려해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강연 내용을 듣던 한 고교생은 “의대에 오지 말라는 말처럼 들린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다른 고교생은 “인턴을 앞두고 있거나 개업을 앞둔 의대생들에게는 모르겠지만 대학 입시, 의대 진학이 최고 목표인 고교생들에게는 오늘 이야기가 실질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에 권 대변인은 “모든 의사가 경쟁에서 성공해 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현실을 깨닫고 돈 보다는 명예, 환자를 우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의사를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강연을 준비했다”며 “의사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의사다운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대변인은 “이과 1등이 의대에 진학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것”이라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쁘게 봉사하는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해야 한국 의사 사회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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