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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는 게으름뱅이? 습관 아닌 질병"
[ 2006년 01월 19일 06시 49분 ]
밤에 정상적으로 잠을 자고도 학교만 가면 자신도 모르게 꾸벅 꾸벅 졸기만 하는 A군. 게으르고 정신력이 해이한 학생으로 인식된 A군은 매번 선생님께 혼이 나고 학업성적도 좋지 않을뿐더러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그러나 A군의 과도한 졸음은 나태한 성격이나 심약한 정신상태의 산물이 아닌 '기면병'에 의한 증상일 수 있다. 학계에 따르면 A군과 같이 일종의 수면장애인 '기면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약 2만여 명 정도.

기면병의 증상은 학업과 직업적 성취의 저하나 대인관계 장애, 우울감등을 야기, 개인의 인격과 사회 적응에 여러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분당서울대병원 수면클리닉(담당교수 윤인영)이 최근 성남시와 용인시의 고등학생 2만407명을 대상으로 이러한 기면병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이중 9명(0.044%)과 4명(0.019%)이 각각 기면병과 특발성 과다수면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에서 기면병의 유병률이 0.05%로 알려져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청소년에서만 0.04%의 유병률이 조사된 것은 매우 높은 비율로 해석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9명의 기면병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뇌영상 연구에서 이들은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검사상 정상 청소년에 비해 중뇌, 시상하부, 시상, 해마주변 부위의 포도당 대사가 감소돼 있었다.

즉, 전문가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치료만 받으면 충분히 완치 및 증상 조절이 가능한 질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팀에게 기면병과 특발성 과다수면증을 진단 받은 13명의 청소년 중 단지 2명만이 치료 중이었고, 나머지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진단 받았다는 연구팀의 전언이다.

이는 기면병과 특발성 과다수면증이 아직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대부분의 환자들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경정신과 윤인영 교수는 “기면병은 주로 청소년기에 발병하지만 20대 후반~ 30대 초반이 돼서야 증상의 심각성을 인지,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기와 20대를 기면병으로 무력하게 보낸다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손실을 겪는 만큼 청소년기에 기면병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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