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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뭇매 맞는 병원계, 한숨만 쉬나
[ 2006년 01월 20일 22시 04분 ]
"40대 남성 대학병원서 디스크 수술 뒤 숨져", "산소튜브 교체하던 중 숨져", "갑상선수술환자와 위암수술환자가 뒤바뀐 어이없는 사고…"

"휴∼또 터졌어?, 기자들 아주 신났네…" 최근 잇단 의료사고 보도를 접한 한 병원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건양대병원 때문에 사소한 일들까지 다 기사화 되게 생겼다"며 어느덧 사회적 주요 이슈가 돼버린 관련 보도들을 영 마뜩치 않아 했다.

사실 그의 말에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흔히 '먹이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돌아다니다가 타깃이 포착되면 달려드는 언론의 습성에 기자도 일정부분 책임의식을 느끼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중국산 김치 파동'이 그랬고 최근 '황우석 파문'도 그랬다. 그리고 이제는 '의료사고'라는 아주 '맛있는 먹잇감'이 발견된 것이다.

또한 의료계를 거의 적대시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각 시민단체들 역시 이번 참에 의료인이 무과실을 입증하는 '입증책임전환의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관철시키겠다는 다분히 전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관련법을 입법 발의한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은 "법안 추진 과정에서 이 같은 큰 사건이 발생해 법 제정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보호원이 지난 2004년 의료사고 552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고 전체의 83.7%가 '의사의 주의태만'과 '설명소홀'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매년 소보원에 접수되는 의료분쟁 건수는 2000년 450건에서 2002년엔 727건, 2004년에는 885건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상황이 이쯤되면 한숨만 내쉰다고 해결될 일은 아닌 듯 싶다.

물론 의료계도 할 말이 많다. 기형적인 수가체계로 인해 병원은 만성적인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고 의료법은 철저히 국가정책으로 옭아 매져 있다. 또 이에 기인한 병원 종사자들의 과중된 업무량, 특히 의사들의 연장근무로 인한 수면부족은 집중력 저하를 불러 일으켜 의료사고의 근본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힘들다, 너희들은 이 고충을 모른다"는 식으로 한숨만 내쉬고 있어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그 문제점을 어떻게 좀더 잘 설득할 수 있을지의 여부부터 의료계 스스로 고민해봐야 할 때다.

의사가 '신'이 아닌 이상 의료행위 과정에서 사고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항상 수반돼야 하고 또 그러한 모습이 동반돼야만 국민들의 이해심도 더 커질 것이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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