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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보험사, 민간의보시대 '동상이몽'
[ 2006년 01월 22일 21시 35분 ]
의료계와 보험사가 이르면 3월 본격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실손보상형 민영의료보험을 놓고 각기 다른 이해관계 속에 ‘동상이몽(同床異夢)’을 보이고 있다.
다가올 민간의료보험 시대를 앞두고 보험사들은 내심 의료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의료계 또한 보험사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관련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22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 시장에서는 손해보험사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민영의료보험 활성화 방안’이 보험사들의 수익 증대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가는 정부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보험료를 일정 수준에서 묶고 보험사와 병원을 연계하는 상품을 판매토록 허용하는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방안이 허용될 경우 보험사는 제휴한 병원을 통해서만 전액 보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환자들을 유도할 수 있고, 이는 곧 보험사가 의료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대항병원 송재순 기획실장은 “향후 대형보험사와 손을 잡기 위한 병원들의 치열한 물밑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사 기준에 못 미치는 (환자 수요가 적은) 중소병원이나 지방 대학병원들의 경우 대형 보험사들로부터 배제되면 경영은 더욱 어려워 질 수 있을 것이란 것이 송 기획실장의 설명이다.
즉, 그만큼 보험 가입자 수가 많은 대형보험사와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병원 입장에서도 경영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삼성생명이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 개설한 상담 창구가 논란의 대상이 됐던 이유도 이러한 관측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생명은 당시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순수한 고객서비스일 뿐 민간 보험 도입제와 연관시킬 의도가 전혀 없다”고 강변했지만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되는 만큼 병원내 자사 고객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 병원을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민간보험이 도입되면 당장은 지금보다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겠지만, 현재 비급여로 받고 있는 관행수가를 앞으로도 계속 보장받을 수 없는데다 민간 보험사들의 심사기준이 앞으로 병원계의 목을 조르는 날도 올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아울러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자동차 보험사들은 늘어나는 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병원을 직접 경영하고 있다.
영국 최대 자동차 보험사인 ‘노르위치 유니언’이 최근 보험계약자를 비롯해 사고 피해자를 자체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을 설립, 치료비 부담을 크게 줄였다는 내용이다.
영리의료법인이 도입되면 우리나라에서도 보험사가 병원을 직접 설립, 운영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기존 의료서비스 전달 체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란 또 다른 전망을 가능케 한다.
반면 병원계는 현재 민간보험 시대에 대비, 민간의료보험협의체(KPPO)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민간의보 관련 병원과 보험사간 가교역할을 담당할 협의체 가입 1차 신청에 전국 250여개 병원이 가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KPPO는 민간의료보험의 업무처리 절차를 효율화하고 이 과정에서 병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병협이 설립한 협의체로, 향후 민간의보 시대에 병원이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병협은 기대하고 있다.
대학병원의 경우 전국적으로 3분의 1 이상이 가입한 상태이며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등 대다수 대형병원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병협이 얼마나 이 협의체를 통해 민간의보 시장에 대응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수립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의료계가 보험회사를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관심을 끈다.
박한성 서울시의사회장은 최근 '위기의 의료계 희망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미국의 경우 보험회사가 의사를 통제하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외국계 보험회사를 인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본격적인 민간의료보험 시대를 앞두고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의료계와 보험사간의 향후 주도권 싸움에 귀추가 주목된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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