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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부천 시민이라는 것이 부끄럽다"
[ 2006년 02월 01일 21시 48분 ]
“절대 어떠한 대응도 어떠한 대꾸도 하지 말라”

세종병원 노조가 1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병원측과 교섭 재개를 위해 진입을 시도하자 병원측 관계자는 대치 상태에 있던 용역 경비원들에게 ‘딱’ 한마디로 잘라 주문했다.

파업으로 인한 불편 가중, 여론 악화, 협상 지지부진, 그리고 격한 몸싸움. 그야말로 최근 세종병원 현장에는 칼날 같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날 오전 노조는 병원측과 재협상에 또 팔을 걷어 부쳤지만 병원측이 일방적인 교섭파기를 거듭하면서 합의안 도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 갈등의 봉합은 갈수록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병원은 환자들로 유난히 붐볐다. 세종병원은 지난 82년 국내 첫 심장전문병원으로 설립된 뒤 84년부터 한국어린이보호재단과 심장재단 등의 후원을 받아 불우 어린이와 외국인 환자 167명을 무료 수술하는 등 인술(仁術)에 앞장서왔다.

이처럼 세종병원이 양적 및 질적으로 국내 최고의 심장 전문병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대부분의 시민들은 의사를 비롯한 병원 구성원의 '단합'을 가장 최우선적 요인으로 꼽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환자들로 붐비는 병원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녹아있었고 이는 구성원간 욕설과 폭력이 오고가는 현 사태의 단초가 됐다.

이미 일주일전에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후 통원 치료 중이라는 김모(59)씨는 이날 노사의 충돌을 지켜보면서 “오래전부터 병원이 소란스러웠던 데다 통로 점거 등으로 인해 환자들의 불편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고 얼굴을 붉혔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세종병원 노사간 분쟁은 그들에게만 불신을 남긴 게 아니라는 '소리없는 아우성'이다. 이번 사태로 환자들 역시 노사 문제는 대화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음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노조원들과 병원 용역경비들간의 욕설과 높은 언성이 병원 내부에 울려퍼지자 바라만 보고 있던 일부 환자들이 급기야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가차없이 질타했다.

대체 자신들 이익만 챙기는 병원측의 이기적인 횡포와 수단이 없는 독점적 위치를 이용해 국민을 볼모로 잡는 파업을 언제까지 환자들이 인내해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부천시흥김포지구협 최영진 총무부장은 1일“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병원측은 교섭에 응하지 않아 어쩔 수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죄송스럽지만 의료 정상화를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병원 문을 나서던 한 환자가 “부천 시민으로서 부끄럽기까지 하다”며 긴 한숨을 쏟아내는 모습이 기자의 눈에 선명히 떠오른다.

이번 파업으로 크나큰 후유증이 불가피한 세종병원은 노사는 물론 환자들 모두 피해자가 되는 것은 아닐지 하는 우려감이 떠나지 않았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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