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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의사 전성' 의료계 희극 or 비극
[ 2006년 02월 02일 21시 59분 ]
일선 산부인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의 남자 의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들을 긴장시킨 건 다름 아닌 의료계에 불어닥친 여풍(女風) 현상이다.
이들 진료과들이 여의사를 경계하는 이유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 여성 환자를 상대로 한 접근의 용이성 등 여의사에게는 남의사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 회원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970년대 전체의 13%에 불과하던 여의사는 2004년 현재 전체의 20%에 달하며, 특히 의대생은 여학생이 4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최근 마감된 2006년도 레지던트·인턴 모집에서 역시 수도권 대부분 수련병원의 여의사 비율이 전체의 50%에 달하는 등 앞으로 여의사 비율은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의사가 특유의 섬세함과 남자보다 뛰어난 학습능력을 갖췄다 해도, 아직까지는 이 같은 여풍 현상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회적 편견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병원계에 따르면 여의사의 경우 어려운 수련과정 중도포기 확률이 남의사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체적으로 가정을 중시하는 성향과 개인주의적인 특성이 맞물려 결혼 및 출산에 따라 의료 활동이 위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이번 인턴 모집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수련환경이 좋은 병원에만 지원자가 몰리는 등 진료 자체보다는 외부 환경을 중요시 여긴다는 단점이 있다.
여의사에 대한 이러한 편견과 관련, 한국여의사회 이향애 사무총장은 “일부에서 지적하는 여의사 문제점은 여성의 전반적인 특성이기보다는 개인적 특성을 확대 해석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에 따르면 오히려 여성은 미래가 원하는 의사상이라는 것이다. 여성의 협조적이고 타협적인 성격과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해 치료에도 도움을 줄 뿐만이 아니라, 대화 부족으로 인한 의료분쟁 등 소모적인 논쟁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컴퓨터, 로봇 등의 기술이 발달할수록 의료계에서도 힘이 드는 일이 줄어들어 오히려 여의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발전해 간다는 것이다.
그는 "여의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자 스스로 여자라는 개념을 없애야 한다”며 “스스로 의사사회에 적응하려는 자기 관리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의료계의 현실은 여의사가 버티기에는 너무나 냉혹하다. 특히 학문하는 노동자라는 불리한 위치에 처한 전공의의 경우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여인턴의 경우 진료과 선택시, 자신이 원하는 과의 분위기 혹은 문화가 남성적이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진료과를 변경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한 전공의의 고백은 의국내 아직도 존재하는 남녀차별 문제를 단적으로 대변한다.
그밖에도 그동안 남의사 위주로 편성됐던 당직실 및 휴게실 등 열악한 수련환경도 여의사를 힘들게 하는 주요 요소다. 현재는 법적으로 90일을 보장받게 돼있는 출산휴가의 경우는 물론 말할 것도 없다.
이와 관련, 전공의협 관계자는 “실제로 의사 사회에서 여의사에 대한 반감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나, 이 같은 문제들은 열악한 수련환경 및 수련시간에 대한 기본적인 규정조차 없는 국내의 열악한 수련실태의 문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전공의 진료 상한시간 등 수련 시스템이 갖춰지면 남/녀를 떠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면서 전공의 생활을 수행해 나갈 수 있는 선진화된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즉, 국내의 증가하는 여의사 비율에 비해 여전공의, 나아가서는 여의사에 대한 처우개선 속도는 매우 더디다는 것이다.
여의사의 증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문제다. 또한 ‘여고남저’시대는 세계적인 추세며, 어느새 우리앞에도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직장이나, 학교 등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이 같은 현상이 유독 의료계 내에서만 잡음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 이것이 의료계 안팎에서 의료환경 자체가 기존의 보수적인 상념에서 탈피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심희정기자 sh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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