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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사 탈출, 매력 잃는 한국
[ 2006년 03월 08일 21시 39분 ]
다국적 제약사 한국 로슈가 지난 6일 국내 공장을 철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 회사 하나 나가는 것이야 크게 우려되지 않겠지만 문제는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이 줄줄이 한국 생산을 중단하고 나선데 있다.
99년 한국바이엘에 이어 2002년에는 한국노바티스가 국내 공장을 폐쇄했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릴리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와이어스 등이 생산을 멈췄다.
올해에도 한국로슈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마저 한국 공장 부지에 아파트 개발 계획을 세우는 등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탈 한국 러시는 우리나라가 전략적 생산기지로서의 이점과 매력을 잃고 있다는 반증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인건비 문제와 노사갈등, 각종 규제 등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실제로 로슈의 경우, 지난 2002년 노사 갈등으로 3달 넘는 장기 파업을 경험한 바 있다. 또 한국와이어스는 인건비 부담이 한국 공장의 문을 닫은 주 이유다.
그렇다면 경영이 좀 어려워진다고 해서 모두 떠나는가? 한국얀센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독약품 등도 모두 다국적 기업으로 같은 조건에 한국에 공장이 있지만 아직까지 공장을 폐쇄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남는 자와 떠나는 자의 차이는 자본 구성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떠나는 회사는 대부분 순수 외국자본이고 남는 제약사는 외자와 국내자본이 혼합된 형태다.
한국얀센은 유한양행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백수의약과 제휴를 맺고 있다. 또 한독약품은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가 모회사다. 결국, 떠나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국에서 눈치 볼 게 없다는 심산이다.
독일은 외국기업이 자국에 진출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대신 일정기간 공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공장 폐쇄 결정이라도 나면 불매운동도 서슴치 않는다. 이런 정책은 기업이 쉽게 못 떠나도록 하고 나아가 연구소 설립 등 재투자를 이끌어 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외국계 기업이 들어올 경우에는 일정한 법인 조건만을 두고 있을뿐 생산시설이나 연구소 건립 등 재투자에 대한 제약은 거의 없는 상태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다국적가 떠나는 것은 경영적인 면을 고려한 점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을 사업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는데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한국을 투자처라기기보다는 단순히 영업 시장으로만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고용창출은 물론 국가 이미지 상승, 외국인 투자 유입 등 다국적 기업 유치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것도 그들이 국내에서 장기간 기업 활동을 했을 때의 일이다. 지금처럼 완제품을 들여와 판매만 한다면 오히려 자본 유출만 일어날 수 있다. 제약사만이 아닌 다국적 기업이 한국에 쉽게 등을 돌리지 못하도록 제도 개선 등 대책이 시급할 때다.
진광길기자 k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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