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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역을 아우르는 '스펀지 역할' 기대
[ 2006년 03월 20일 01시 22분 ]
그동안 의료계의 재야세력으로 의권보호를 위해 한의사, 약사, 간호사 등과 날카로운 대립각만 세워왔던 장동익(58)씨가 제34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당선됐다.

의약분업 도입이후 의사들이 느끼는 경기(景氣)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의사들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의권보호에 대한 열망은 아직도 뜨겁다.

이에따라 8만 의사의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항상 강경한 투쟁노선을 최대 무기로 여겼고, 개원의를 중심으로 많은 회원들이 이에 호응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의료계의 이 같은 줄기찬 투쟁모습이 국민들 뿐만 아니라, 정부, 심지어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맹목적인 밥그릇 챙기기로 비춰지기가 일쑤였다.

즉 화합과 상생을 방관한 채 투쟁 일변도의 모습만 보이는 것은 이제 그 한계가 도달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한의사들의 CT 등 의료기기 사용과 한약에 수은등 중금속이 들어있다는 지적, 그리고 약사들의 불법 임의조제에 대한 고발조치 등 그동안 타 직역들과 강경하게 맞서온 장동익 의협회장 당선자는 이 같은 시대변화를 반드시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장동익 씨가 의협회장에 당선되고 난 후 각 직역들이 밝히는 입장들에서도 이 같은 우려들이 액면 그대로 나타난다.

우선 의대교수들은 그로부터 한마디로 전체 직역을 아우르는 회장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의대 한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교수, 봉직의들의 투표율이 저조했던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그러나 이 처럼 교수들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그동안 의사협회가 개원의 중심으로만 회무의 정책결정이 이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맥락에서 새로운 의사협회장은 전체 직역을 아우르는 모습이 있어야 겠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교수는 장동익 당선자가 공약으로 밝힌 기초의학 교수가 일정교육을 이수하면 임상도 할 수 있는 의협 인정자격증을 부여하는 방안에 큰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임상의사도 2~3년간 환자를 보지 않으면, 보수교육을 받고 나서 환자를 보도록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초의학 교수에게 일정교육을 시켜서 임상기회를 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기초의학 교수들은 인생의 뜻한 바가 있어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임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에게 생을 후회하도록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이 교수는 “기초의학 교수를 위한다면 정년퇴임후에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 올바른 방법”이라며 “장동익 당선자가 앞으로 의협을 제대로 이끌어 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것들은 더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다른 대학의 한 교수는 “의사사회를 단결시키는 것은 의사들의 특성상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며 “앞으로 장동익 회장이 각 직역간 갈등을 얼마나 잘 해소해 나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장동익 회장이 공약으로 밝힌 것처럼 의협회관 건립문제를 임기중에 반드시 해결해 줬으면 한다고 바랬다.

그는 “의협 100주년 기념사업과 연계시켜 회관건립을 추진하겠지만, 회관을 건립해서 회의실 및 세미나를 이곳에서 개최해 회원들의 회비를 경감시켜 주겠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공약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의사협회가 대한의학회에 위탁해 발행하고 있는 JKMS같은 영문잡지는 SCI에 등재되어 전세계적으로 발행되고 있는만큼, 기존에 훌륭히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에 대해서는 회무의 연속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회장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회장선거 규정에 많은 문제점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만큼, 회장에 취임하면 이같은 문제점들에 대한 개선작업 노력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원가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믿고 밀어주자는 분위기가 많다.

실제로 장동익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최대 은혜를 받은 곳이 바로 개원의들이다. 그는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대학교수, 전공의들로부터는 표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음에도 불구, 개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회장에 당선된 것이다.

이에 개원가에서는 장동익 새 회장에게 많은 기대를 걸면서 그가 내세운 공약들을 성실히 이행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종근 회장은 “그동안의 불협화음은 다 접고, 앞으로는 화합하는 모습으로 회장직을 잘 수행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회장에 당선됐으니, 회원들도 그를 믿고 밀어주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공의협도 이같은 바람에 대동소이하다.

이혁 회장은 "투표 과정 전반적으로 선두를 달렸던 점으로 미뤄, 모든 직역, 지역을 막론하고 골고루 큰 폭의 지지를 받은 인물로 평가한다"며 "능력위주의 참모진을 구성해 모든 직역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 지닌 의협 수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공의협은 특히 이번선거가 각 후보들의 공약발표를 통해 전공의 노조를 비롯 수련환경 개선 등 전공의 문제가 다시한번 표면화 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음을 고무적으로 생각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 문제는 비단 전공의 뿐 아니라, 의협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사안"이라며 "전공의 노조 설립, 수련환경 평가기관 이관 문제 등에 주력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을 비롯해 개별 법안마다 의협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탓인듯 장회장의 당선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간협측은 이에대해 "이번 신임회장 선출과 관련해 아직은 입장정리가 안되어, 뭐라고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대한한의사협회도 장동익 회장 당선 소식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해 한의계와 첨예한 대립구도를 형성했던 장동익 회장의 당선은 한의협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

하지만 한의협은 대화를 통한 상생의 길을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양측의 대립은 결국 의사와 한의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증가시킬 뿐이라는 사실에 공감대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한의협 고위 관계자는 “우선 장동익 회장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의료계의 수장이 된 만큼 그동안의 반목을 청산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업무를 맡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일단 장동익 회장의 당선에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심평원 정정지 급여기준실장은 "개원의협의회장 및 개원내과의사회장 등을 역임해 의료계의 현실을 잘 아는 사람이 회장에 당선됐으므로 균형감 있는 일의 추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특히 심평원 등 관계기관과는 Win-Win 할 수 있는 길을 모색, 의료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의사들의 생각을 대표하는 리더쉽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약사회측의 입장도 각 직역이 각자 역할에 충실하자는 데 공감하며, 앞으로 상생의 길을 모색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약사회 신현창 사무총장은 "우선 축하드린다. 장 회장이 그간 각 직능이 각자의 영역에 충실할 때 상생이 가능하다고 했던 바 우리 약계 또한 이 원칙에 원론적으로 동의하며 의약계 협조와 발전을 이뤄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약사회 권태정 회장도 "각 직역이 각자의 영역에 충실하자는 신임 장 회장의 말처럼 처음 의약분업이 이뤄진 첫 해인 2000년 의약사간에 이뤄진 합의에 충실했으면 한다"며 "이것이 장 회장의 말처럼 각 직역이 각자의 고유한 영역을 지켜가며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또 "보다 큰 틀에서 생각함으로써 의사도 약사도 공존하는 보건의료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노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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