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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商道) 잃은 제약홍보 '적과의 동침'
[ 2006년 03월 20일 21시 32분 ]
매출 증대를 위한 제약사들의 홍보 열기가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이 분위기에 편승코자 하는 홍보 대행업체들의 경쟁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헬스케어 전문 홍보대행사인 인컴브로더는 최근 한국릴리의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의 홍보업무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사가 얼마 전까지 시알리스의 경쟁 제품인 비아그라 홍보를 담당하던 곳이라는 점 때문에 같은 홍보업계는 물론 제약사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홍보업계에서는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간 경쟁 제품의 홍보를 진행하지 않는 소위 리드 타임(lead time)을 갖는게 불문율로 여겨져 왔다.

이 기간을 갖지 않고 경쟁 제품을 홍보할 경우 기존 제품에 대한 정보가 유출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의적으로도 용납이 안되기 때문.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제약사는 이들 홍보대행사와 제품 홍보에 대한 계약 체결시 리드 타임에 대한 조항을 계약서 상에 명시하게 된다.

하지만 인컴브로더의 경우 비아그라에 대한 한국화이자와의 홍보 계약시 이같은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시알리스 수주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시알리스의 홍보를 담당하게 될 팀원들은 기존 비아그라 팀과 무관한 인물로 구성,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회사 내에서 절대 정보 공유를 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수년 간 이 회사에 비아그라의 홍보를 맡겼던 화이자도 계약서 상에 리드 타임에 대한 부분이 없어 드러내 놓고 얘기는 못하지만 서운하다는 눈치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제약사를 중심으로 일반인 대상의 광고가 자유롭지 못한 전문의약품의 경우 홍보대행사를 통한 제품 홍보가 일반적인 일.

때문에 홍보대행업계는 이들 제약사의 홍보 수주를 위해 항상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홍보업계에서 통하는 불문율을 어기면서까지 수주에 열을 올리는 것은 상도(商道)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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