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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행정직 '철밥통' 이젠 옛말
[ 2006년 03월 23일 21시 31분 ]
병원들이 대형화 추세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구나 병원들은 원가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건강보험 수가 때문에 병상회전율을 높이고, 신환 수를 늘리기 위한 생존경쟁도 벌어야 할 정도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부분 병원들은 고정비로 나가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조직슬림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직슬림화를 위해 신규 직원을 뽑지 않고, 기존의 근속연수가 높은 직원들을 명퇴 같은 방법으로 퇴사시키는 수단도 불사할 정도로 병원계의 구조조정 칼바람도 거세다.

이에따라 그동안 철밥통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 번 입사하면 평생직장으로 보장받았던 병원 행정직들이 최근 들어서는 이직율이 높아지고, 어쩔수 없이 퇴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경우도 많다.

신규 대형병원들이 속속 개원할 때마다 병원계 행정직의 대규모 이직바람이 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작년 동국대 일산병원 개원시 병원 행정직원들의 물갈이가 일어났듯이, 이달말 개원 예정인 경희대부속 동서신의학병원도 병원계에서는 이직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병원 행정직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규 개원할 병원의 근무여건이 기존 근무지보다 더 좋다면, 이직을 서슴없이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은 실정이다.

삼성제일병원의 경우 얼마전 삼성재단에서 분리되어 제일병원으로 새롭게 출발했지만, 삼성이라는 든든한 언덕이 사라지자 원내 많은 의사들과 행정직 사람들이 퇴사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이직률 증가현상은 기존 세대보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최근 병원들의 추세가 신규직원 채용을 거의 하지 않을 뿐더러, 새로 채용하더라도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고용이 불안한 젊은 세대로서는 이직 또한 그 만큼 쉽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근속연수가 많은 나이든 직원들의 경우 각 병원들이 운영경비 절감차원에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퇴사조치마저 불사하고 있어 인생의 후반기를 더욱 곤욕스럽게 만들고 있다.

즉 나이든 행정직 사람들은 대부분이 보직자인 경우가 많아, 이들을 퇴사시키기 위한 간접 수단으로 보직발령을 내리지 않아 버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병원을 그만둘 수 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는 것.

이와관련,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이제는 병원 행정직들도 과거처럼 한번 직장이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 나은 조건이라면 언제든지 문을 두드리고 싶은 생각"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다른 한편으로 이 같은 이직률 증가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병원들의 실상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병원 행정직이 철밥통이라는 소리는 이제는 옛 말이 된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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