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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 맞은 성모병원, 그 때를 돌아보며
[ 2006년 03월 27일 21시 53분 ]
어느 대학병원 내과 외래 진료실 앞, 키가 큰 한 중년남자가 성큼 걸어 나왔다.
그는 세계 최초의 ‘미니이식 후 장기이식’으로 새 삶을 찾은 김모씨(52). 언뜻 보기에도 별 문제없이 건강해 보인다.
한국 백혈병 환자의 반 이상이 여기에서 치료를 받았고 지금도 환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 올해로 개원 70돌을 맞는 여의도 성모병원이다.
의료계에서는 ‘성모병원 백혈병 치료팀의 역사가 곧 한국 백혈병 치료의 역사’라고 말할 정도다. 이렇듯 성모병원은 ‘한국 최초’의 행진을 이어왔다.
개원 이래 지금까지 불치병을 정복하고 초일류 연구기관을 목표로 도약하고 있는 성모병원은 1600여명의 교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돼 지역사회 및 지역주민의 진료와 건강을 책임진다는 각오 아래 올해 새롭게 의지를 다지고 있다.
믈론 그 뿌리에는 탄탄한 의학과 연구 성과가 자리 잡고 있다.
뿌리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가톨릭의 의료 활동은 1859년 서울의 시약소가 설립된 후 1930년대 초까지 각 지방에 설립된 시약소를 중심으로 간이진료의 형태로 운영됐다.
그러나 본격적인 활동은 1921년~30년까지 10년 동안 총 21만 여명에게 의료혜택을 베풀면서 그 동안 교회내 의료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계기를 만들면서부터 시작됐다.
성모병원은 1930년 9월 이듬해의 '조선교구설정 100주년 기념사업'을 계획하던 중 최초로 설립이 논의돼 1935년 3월 재단법인 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에서 무라가미 병원을 매입, 병원설립 허가를 받았다. 이후 1936년 라리보 주교의 병원 강복식을 거쳐 5월 11일 역사적인 성모병원의 개원을 보게 됐다.
개원 당시의 병원 규모는 대지 538평, 건평 335평에 입원실 24병상과 외래 및 약국, 검사실 등이 설치된 크지 않은 규모였으며 주 진료과목은 내과와 소아과.
성모병원이 개원한 1936년 이전까지의 가톨릭계 의료기관이 전국적으로 10여 곳의 시약소외에 의원급 5곳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할 때 성모병원의 개원은 한국 가톨릭 최초의 정식 병원으로 볼 수 있다.
병원은 개원 초부터 형편이 어려운 상당수 환자들을 돌보아 오던 중 1940년경부터는 본격적인 자선 진료를 시작(그 당시 시료병동이라 호칭함) 했고 1946년 적산사립병원인 사또병원을 인수해 주로 자선진료와 장기환자를 도왔다.
1954년 4월 8일 성신대학 의학부(현 가톨릭대학 성의교정)가 문교부 인가로 설립됨에 따라 성모병원은 의대 부속병원으로 승격돼 의학교육에 첫 발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됐다.
1959년에는 구 성모병원과 의학부를 헐고 2년간의 공사 끝에 1961년 12월 1일 300병상의 전국에서 가장 최신식의 병원으로 재탄생했다.
1966년에는 제2부속 성요셉병원으로 이전해 자선진료를 계속하던 중 '화려한 명동' 시대를 지나 성모병원의 여의도 이전과 동시에 CMC 자선진료부로 개편, 성모병원 및 강남성모 병원에 자선진료 병상을 배정 운영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여의도 종합계획에 의해 1972년 9월 15일 여의도에 신축병원 기공식을 갖고 1974년 5월 5층 규모의 여의도 성모병원을 개원해 정신과를 이전, 정신과 병원으로 운영하면서 여의도 주민을 위한 외래 각과도 운영했다.
1980년 5월 3일 520병상 규모의 강남성모병원 개원으로 성모병원 중견교수 40여명이 강남으로 이적했고 정신과도 강남에 편입됐다.
이후 1983년 여의도동 62번지에 기공식을 갖고 3년여의 공사를 거쳐 1986년 7월 대지 3000평, 건평 1만3000평에 지하 2층 지상 13층, 625병상의 현대식 병원을 개원하면서 반세기 병동시대를 마감하고 여의도 시대를 열었다.
1986년에는 가톨릭암센터가 설립됨에 따라 성모병원에 암 진료센터를 개설하고 김동집 교수가 초대 가톨릭암센터 소장 및 성모병원 암진료센터 소장에 취임해 암 치료를 위한 전문연구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이밖에도 1969년 3월 15일 국내최초로 신장이식술 성공이래 2004년 2월까지 총 50례를 돌파하는 등 이제 개원 70주년을 맞이한 성모병원은 국제 유수의 연구기구와 제휴, 세계수준의 학술연구 발전을 위해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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