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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환자 식대에 말 잃은 크리스찬 병원장
[ 2006년 04월 11일 02시 34분 ]
복지부가 무려 1년여를 끌어 온 환자식대에 대한 보험수가가 지난 1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투표로 최종 결정됐다.

이날 결정된 식대 보험수가는 일반식 최고가 5860원, 치료식은 6370원이다. 이는 복지부가 건정심 위원들간의 찬반투표라는 무리수를 두며 확정지은 수가다.

건정심 회의전까지는 복지부가 설마 투표를 강행해서 식대수가를 확정짓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회의에 앞서 "식대수가에 대한 이해단체간의 입장차가 너무 커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합의가 이뤄지도록 최대한 노력할 생각"이라며 순리적인 추진을 강조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날 무려 4시간여 진행된 마라톤 회의에도 불구, 건정심위원들간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자 결국 투표 처리라는 카드를 밀어부쳐 정부안을 관철시켰다.

이번 결과를 바라보는 병원계 일각에서는 복지부가 5.31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한탕주의를 보려는 의도로 식대 보험급여화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물론 이는 식대 보험수가로 카운터 펀치에 가까운 타격을 입게 될 병원들 입장에서의 아전인수격 해석일 수도 있다.

또 복지부가 식대 보험수가를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식대가 병원 환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 덩어리었다는 점도 십분 활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전후사정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복지부이기에 국민이라는 큰 버팀목을 등에 업고, 식대수가를 강행처리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역으로 해석하면 그만큼 병원계의 주장은 묵살된 것이다. 심지어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 삼성서울 등 국내 최고의 대학병원장들까지 나서 유시민 장관을 면담할 정도로 병원계는 식대수가가 너무 낮다며 재조정을 촉구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병원들의 타격은 거의 무아지경 상태다. 기독교정신에 의해 설립돼 운영되고 있는 국내 한 대학병원장은 "차라리 국가에서 모든 병원식당을 관리운영해 보라고 하고 싶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절실한 크리스찬인 그는 "의사들의 진료수가를 낮추는 것도 아니고, 육체적으로 아파서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먹는 식사를 갖고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라며 더 이상의 말을 잇지 못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이 병원의 비전이 환자 뿐만 아니라, 병원들의 희생없이도 실현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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