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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대형-중소병원간 전운 감돌아
[ 2006년 04월 12일 21시 37분 ]
최근 환자 식대에 대한 보험급여화 방침에 따라 식대 보험수가가 결정되면서, 그 여파가 중소병원과 대형병원간의 전운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번 보험수가로 심각한 타격를 입게 된 대형병원들이 병원협회를 상대로 "대형병원은 안중에도 없고, 중소병원 이익만 대변하는 협회"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지난 10일 개최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는 예상밖으로 건정심 위원들간 투표로 식대 보험수가를 최종 확정했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당시 투표결과는 총 20명의 건정심 위원 중 13명이 복지부가 제시했던 안에 찬성했고, 반대가 6표, 기권이 1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동안 복지부가 제시한 수가가 너무 낮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던 병원계 대표들이 찬성표를 던진 반면, 오히려 경실련, 민주노총 등 가입자단체들이 반대표를 던졌다는 후문이다.
투표결과를 놓고 온갖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수가가 너무 낮다며 강하게 반발했던 병원계가 찬성표를 던졌다는 사실에 대다수가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병원계가 복지부 제시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놓고, 그동안 과장되게 엄살을 부린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추측이 사실일수도 있지만 분명한 점은 처음 적용되는 식대 보험수가가 대형병원들한테는 전혀 엄살이 아니라는 것.
왜냐하면 현재 종합전문요양기관 정도의 대형병원들 식대 관행수가는 일반식 기준으로 최하 7000원에서 최대 8500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이번에 결정된 일반식 5680원과 치료식 6370원으로는 그냥 앉아서 연간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급식수 기준으로 현재의 관행수가 대비, 이번에 낮아진 식대수가로 단순히 계산할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병상수가 많은 서울아산병원은 연간 약 35억,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은 약 25억~30억원 정도의 손실을 입게 된다.
경희대병원, 고대안암병원 등도 연간 약 10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대학병원급 대형병원들은 이번에 결정된 식대수가로 경영상 직격탄을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
병원 수익률을 매출액 대비 약 5% 정도로 가정할 때, 연간 30억원을 벌기 위해서는 무려 600억원의 추가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 수치는 단순한 계산에 의한 것이지,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추가손실이 더 발생할 수 있다.
예를들어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현재 환자급식을 에버랜드에 위탁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발표한 가산금 가운데 직영 운영에 따른 가산금도 받을 수 없는 처지다.
영양사나 조리사 신분이 에버랜드 소속이면, 치료식의 경우 영양사나 조리사 수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눠진 가산금도 최대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복지부가 발표한 가산금 부과방식상 영양사나 조리사가 병원에 소속된 신분이 아니면, 등급산정시 이들을 포함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환자급식을 위탁하고 있는 병원 중에는 앞으로 다시 직영으로 돌리는 방안까지도 모색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형병원들은 환자식대 보험수가에 특별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결국 환자 식사의 질이 떨어질 것은 불보듯 뻔한 이치다.
반면 중소병원 입장에서는 이들 대형병원과 상황이 조금 다를 수 있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공공의료기관 및 민간의료기관 총 24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부의 식대원가 조사 자료가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실련 발표에 따르면 식대 원가는 일반식이 평균 1830원, 치료식은 2588원으로 나타났다.
물론 대형병원과 달리 중소병원 입장에서는 환자수라든지, 영양사, 조리사 등의 직용 채용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번에 복지부가 제시한 식대수가로도 충분히 수지를 맞출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예를들어 조리사나 영양사의 경우 현재 고용된 직원으로도 충분히 변칙 운영이 가능, 가산금 최대값을 받고도 남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와관련, 건보공단 관계자는 "중소병원의 경우 이번에 확정된 식대수가로도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형병원들은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식대 보험수가는 누가봐도 중소병원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고 그나마로도 이익을 낼 수 있지만, 대형병원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 같은 결과가 결국에는 '대한병원협회가 대형병원들은 안중에도 없고, 중소병원들만 둘둘 감싸고 돈다'는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형병원들의 이러한 불만과 비난은 한발 더 나아가 병협 유태전 회장의 리더로서 자질문제로 연계되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병협 유태전 회장이 병원계를 말아먹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의 전임자였던 김광태 회장까지도 이러한 일들이 없었는 데 유 회장 이후로 병원계 위상이 계속 실추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달 예정된 대한병원협회 회장 선거에서 반드시 대학병원장이 선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학병원가에서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도 그러한 맥락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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