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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가족 두번 죽이는 의료사고 없어져야"
[ 2006년 04월 13일 02시 36분 ]
"운전자의 과실로 고속버스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운전자의 과실로 많은 승객들이 피해를 입었다.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면 유가족은 오열한다. 이후 정신적·경제적 보상에 대한 책임은 운전자에게도 무거운 짐으로 지워지지만 제도권 안에서 어느 정도는 국가가 나선다. 그런데 왜 유독 의료사고는 공급자 및 소비자에게 전적으로 떠맡겨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는가"

의료소비자시민연대 강태언 사무총장은 오늘(13일) 오전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해 캠페인을 벌이던 중 기자에게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더 이상 의료사고를 당사자들만의 문제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13일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의료사고의 현주소를 짚고 국회를 대상으로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촉구하고자 가두 캠페인과 퍼포먼스를 벌여 법 제정을 위한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시민연대는 '우측 폐암 환자의 좌측 폐 수술', '갑상선 환자의 위 절제' 등 국민들에게 더욱 잘 알려진 대형병원의 대표적 의료사고를 소개하면서 이밖에도 한 해 수만 건에 이르는 의료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연대는 "수많은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생겨남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구제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되지 않아 고스란히 피해를 감수하거나 심지어는 피해자 스스로 자력구제의 방법을 모색해야만 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들의 법제정 요구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입법주체인 국회의 무관심과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해 법제정 논의가 20여 년째 국회에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주장.

시민연대는 지난 6일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촉구하는 의료사고피해자 증언대회'를 개최, 의료사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직접 사고의 경험과 해결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토로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증언대회를 통해 제기된 의료사고피해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의료사고 발생 이후 해결 과정에서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제시하는 일방적인 합의조건에 따르거나 지난한 소송과정에서 겪는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었다.

결국 불합리한 의료사고 해결 과정의 문제는 이를 구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적근거가 마련되지 않음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날 강태언 사무총장은 "최근 의료진의 일부 책임을 인정하는 판례가 생겨나고 있지만 94년부터 2000년까지 의료사고 판례 통계를 살펴보면 원고 승소율이 결코 높아진 것은 아니다"면서 승소율은 오히려 급락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원고의 100% 승소판결은 ▲94년 22% ▲2000년 5% ▲2003년5%, 원고 일부승소는 ▲94년25% ▲95년 30% ▲2003년 23%로 감소했다.

그는 "더 이상 환자와 의사간 개별 갈등으로 볼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10일 국회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과 면담을 통해 이르면 올5월 법안을 상정시킬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한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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