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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문턱 높아진 개원가 "아~옛날이여"
[ 2006년 04월 16일 21시 47분 ]
지난해 7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안과 전문 클리닉을 개원한 의사 K씨(37)는 최근 운영이 어려워져 A은행에 2억원의 신용대출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병원 설립 비용으로 이미 3억원의 신용대출과 아파트 담보대출 3억원 등 모두 6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는 K씨에게 더 이상 신규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은행 측의 설명을 듣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

의사들이 개원 및 신형 의료기기 도입 등을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K씨처럼 경영난에 허덕이며 존폐의 위기에 내몰린 병원이 늘어나면서 의사들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특히 의사 면허증만으로 수억원을 빌려주던 과거와는 달리 은행마다 신용대출 규모를 축소하거나 이자를 상향 조정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체로 의사들의 대출신청에 관대했던 국내 은행들이 자금용도와 신용도ㆍ상환능력ㆍ영업현황 등을 철저히 따지는 등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메디칼론’으로 수천억원 이상의 대출실적을 올린 국내의 한 은행은 메디칼론을 취급할 때 유의할 사항을 지난해 각 영업점에 하달한 바 있다.

유의사항에는 ‘개업, 의료기계 도입 등 대출용도를 반드시 현장실사를 통해 확인할 것’과 ‘전체 소요자금과 자금조달 계획의 적정성을 따질 것’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

또 자금용도가 불분명하거나 전체 소요자금 중 자기자금이 20% 미만인 경우, 운전자금을 필요로 하는 경우 등에는 기본적으로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B은행도 다른 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금 규모까지 면밀히 따지기로 했으며 만기연장 신청을 하는 경우에도 부채규모 등을 고려해 거부하거나 일부만 연장해주고 있다.

이는 최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개원의들이 늘어 거액을 대출받은 뒤 고의로 부도를 내고 잠적해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개인채무자회생법 등을 악용할 경우 은행은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것도 의사를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에 대해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것의 주된 이유다.

이 은행 리테일팀 관계자는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연체율은 3%를 상회하고 있어 일반 대출상품의 연체율인 2%보다 현저히 높은 상황”이라며 “은행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서비스연구소 병원컨설팅 김지영 본부장은 “의사들은 대개 신용도가 높기 때문에 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 한도만 많게는 5억원에 이른다”며 “소득이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매달 천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억원의 대출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부채란 경우에 따라 재무관리에 있어서 대단히 위험한 요소”라며 “소득이 감소해 부채상환이 어려워지면 누구든 파산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 소득이 높다고 우선 투자를 늘리기 보다는 부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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