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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하는 외과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 2006년 04월 30일 21시 50분 ]
일반외과는 내과·산부인과·소아과 등과 함께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과목으로 속된말로 한 때는 잘 나갔으나, 최근들어 그 추락에 날개가 없을 지경이다.
개원가 뿐만 아니라, 대학병원 외과의사들의 사기가 밑바닥으로 떨어진 건 이미 오래전 얘기고, 이젠 거의 자포자기 상태에 놓인 것으로 봐도 큰 이견이 없을듯 싶다.
특히 개원한 외과 의사들에게 나타나고 있는 외과전문의 자격에 대한 정체성 훼손은 그 수준이 심각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외과 개원의들의 전문과목 정체성 상실은 30일 대한외과개원의협의회가 주최한 춘계연수강좌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연수강좌가 개최된 약 350석 규모의 강남성모병원 의과학연구원 대강당에 모인 의사 수가 단적으로 그 사실을 입증했다.
오전 9시 무려 350석에 달하는 대강당에 약 100여명만이 모인 가운데 시작된 연수강좌는 시간이 지나자 한명 한명씩 빠져나가 오후 시간대에는 개원의협의회 관련 상임이사들과 몇몇 회원들만 남아서 연제를 듣는 형국이었다.
그만큼 개원 외사 의사들에게는 이번 연수강좌가 관심 밖의 일이었던 것.
연수강좌 한 참석자는 "개원한 외과의사들의 전문과목에 대한 정체성은 이미 상실되기 시작했다"며 "심지어 주변의 일부 동료의사들은 "외과는 이미 끝났다"는 말까지도 스스럼없이 하고 다닐 정도"라고 전했다.
그러나 개원외과 의사들의 이 같은 몰락은 단순히 의사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발단을 찾아볼 수 있다.
개원 외과 의사들이 몰락하면 충수절제술, 탈장수술, 대장항문수술 등 전통적으로 그들이 할 수술도 앞으로는 개원가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당연히 이 환자들은 대학병원급 병원으로 몰릴 것이며, 대학병원에서는 중요한 암 수술 뿐만 아니라, 개원가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이러한 경질환 수술까지도 처리해야 하는 날이 올 수 있다.
개원가에서 할 수술을 대학병원에서 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의 의료비 상승과 연계되기 마련이다.
심지어 전공의들의 외과 기피현상이 지속될 경우 지방의 국립대병원 같은 경우 현재 재직중인 외과 의사들이 모두 퇴임했을 때에는 외과의사가 없어 암 수술도 못하는 경우가 올 날도 상상해 볼 수 있다.
한 외과 개원의는 "개원 외과의사들의 몰락은 단순히 개원가의 문제로 그치는 게 아니라, 외과 전체로 번질 것이며, 이는 결국 의료 전반의 몰락과 연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따른 개선책으로 외과 의사들은 외과계통의 의료수가 인상과 의사들이 마음놓고 수술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실제로 유방의 혹 제거 수술시 미국같은 경우 인력과 시간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유방절개술의 수가가 가장 높은 반면, 우리나라는 반대로 기계로 하는 맘모톰 수가가 가장 높은 실정이다.
이처럼 개원 외과 의사들은 우리나라 외과계통의 수가체계가 생존권을 보장받지 못하도록 돼 있다고 지적한다.
또 수술하고 의료사고라도 발생하면 병원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의사에게 엄격히 적용되는 의료사고 관련 법률들도 외과의사들을 옭아매고 있다.
얼마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기우 의원이 발의한 '의료사고피해구제에관한법률'과 관련, 외과 의사들은 법률 명칭부터가 잘못됐다고 항변한다.
의료사고피해구제에관한법률이란 명칭 자체가 의료사고 발생시 가해자는 의사이고, 피해자는 환자라는 인식을 갖고 출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외과 개원의는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의사들도 막대한 피해를 보기는 마찬가지인데 이러한 법적 테두리안에서 어떤 외과의사가 수술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몰락하는 외과를 살리기 위해 개방병원제(어텐딩시스템) 활성화도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복지부가 이미 개방병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개원 외과 의사들 입장에서는 실효성이 너무 미약하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관련, 30일 대한외과개원의협의회장으로 새로 선임된 유인협 회장은 "미국처럼 개방병원을 활성화하려면 그에 걸맞는 수가를 책정해줘야 하는 데 복지부가 발표한 수가는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 회장은 "개원 외과 의사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과계 수가를 인상해야 하고, 마음놓고 수술할 수 있는 환경조성, 그리고 개방병원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요약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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