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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고민하는 의사들 '해외로 해외로'
[ 2006년 05월 07일 21시 44분 ]
최근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와 중국 일부 지역이 한국과 일본 퇴직자들에게 '은퇴 명승지'로 급부상 중이다.

이는 넉넉지 못한 노후자금으로 국내에서 빠듯하게 생활하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외국에서 편하게 노후를 보내겠다는 노년층이 늘고 있기 때문.

이와 같은 맥락은 아니지만, 과거의 한국 의사들이 개업을 할까, 학교에 남을까를 고민했다면 생존 고민을 해야하는 요즘의 젊은 의사들은 어려운 국내 의료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외취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젊은 의사들과 이미 개원해서 어느정도 성공한 의사들 사이에서는 5~6년후를 내다보고 일찌감찌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 나타나고 있는 정부의 각종 세금 압박정책 등 일부 돈있는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직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외국은 주로 필리핀 바기오와 세부ㆍ앙헬레스, 태국 치앙마이와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페낭ㆍ코타키나발루, 네팔 카트만두와 포카라, 중국 칭다오 등.

이는 따뜻한 기후와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이 지역들이 노후생활에 안성맞춤이고, 생활비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곳의 한달 생활비는 지역이나 개인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부부 기준으로 평균 200만원 수준.

칭다오와 네팔이 150만원대로 한 달 생활비가 가장 싸고, 필리핀이 200만원, 태국이 200만~220만원, 말레이시아는 220만~250만원대이며, 이 정도의 비용이면 가정부에 골프 등 여가생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일반직 은퇴자들이 편안한 노후생활을 위해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 의사들은 생존을 위한 필살기(必殺技).

2005년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는 면허등록 의사수만 8만8000명이고, 신규등록 의사수가 매년 3850명에 달한다. 2010년에는 의사 수가 12만명(한의사 포함시 15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상위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 개원의들은 개원 초기 투자비용을 약 2억5000만원 정도로 가정할 때 개원후 2~3년은 투자비용을 갚는데 쏟아 부어야 한다.

현재 한국은 의원수가 약 2만여곳에 달한다. 예비 개원의들도 많다. 수련받고 있는 대다수 의사들은 개원을 염두에 두고 있고, 많은 봉직의들도 개원하는 게 꿈이다.

이들이 모두 개원하면 개원의들의 수입은 더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즉, 의사가 12만명(한의사 포함 15만명)이 되는 2010년 개원의의 한달 순수입은 현재의 1/3~1/4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정도의 수입으로는 의원 운영이 어렵고 빚도 못갚을 수 있다. 수많은 의사들이 개업에 도전해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고 있다. 이에 미국 등 해외로 취업하는 한국 의사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의사 회원이 약 1만3000여명에 달하는 한 해외취업 사이트(usmlemaster.com) 조사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해까지 미국에 취업한 한국 의사는 한해 평균 25명.

usmlemaster에 따르면 한해 약 800여명이 USMLE 시험에 응시하고 있고, 모든 시험 과정을 통과한 사람은 50명정도이다.

이 가운데 미국내 병원 취업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25명 수준이란 것이다.

usmlemaster 관계자는 “요즘은 젊은 의사 뿐만 아니라, 심지어 미국의 엄격한 의료활동 진입을 고려해 아예 미국 병원에서 수련받는 방법을 문의해 오는 의대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미 포화에 이른 개원시장과 한국 의료계의 밝지 않은 미래에 대한 자각에서 한국 의사들은 향후 더 많은 사람들이 해외 취업에 도전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같은 현상은 심화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미국 전체 의사의 20%는 외국인 의대 출신이고, 이중에 65%는 인도 의사이며 한국인 의사도 12% 가량을 차지한다.

실제로 한인의사협회(Korean Medical Association of America)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활약 중인 한국 의사는 약 4200여명에 달한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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