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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장한 용역 경비원 '노사관계' 더욱 악화?
[ 2006년 05월 08일 21시 28분 ]
“뒷골이 서늘해질 때가 있어요. 검은색 정장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두 눈을 부릅뜨고 덤벼들면 앞이 캄캄해집니다"

최근 노동쟁의 현장의 용역경비 폭력 실태를 고발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 주관으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렸다.

현재 파업 100일을 훌쩍 넘긴 심장전문병원인 세종병원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부터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이 병원은 용역 경비업체로부터 일부 경비원을 직접 채용했다. 최근 사측은 10명으로 줄였다가 20명의 다수의 경비원을 직접 고용해 노조를 상대하고 있다.

세종병원의 경우 몇 군데 경호업체 소속 직원들이 현재 세종병원의 1개월 단위 임시직 직원으로 고용돼 병원 경호 및 노조 감시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역 경비 사용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자 사용자들이 편법을 구사하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거세지고 있다.

민노당 이영순 의원실측은 “경비업법에 의한 경찰의 관리감독, 처벌을 피하기 위해 사용자들의 편법 행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용역 경비원을 위장해 직접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용역업체와 물밑으로 용역 계약을 맺고 표면적으로는 직접 고용해 용역 경비를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경우 경비업법 위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용역 직원의 폭력행위에 대해 경찰이 더욱 더 손을 놓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노동 쟁의 현장에 용역 경비가 동원되는 일이 늘어나면서 노사 관계도 그만큼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노사 간 진지한 교섭과 협상이 필요하지만 노조는 용역 경비와 맞서느라, 사용자는 용역 경비 뒤에서 뒷짐을 지고 있느라 교섭의 진전이 더디기 때문이다.

이렇듯 법망을 피해 경비원들을 불법으로 동원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현행 경비업법에는 이들을 제지할 조항이 없어, 향후 위장 채용 형식으로 경비원을 동원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병덕 변호사는 "사용자가 경비업법 회피를 목적으로 경비원을 직접 고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경비업법 개정을 통해 직접 고용된 경비원의 복장, 활동, 장비 등을 규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비업법에는 경비업자가 경비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경비원을 배치할 경우 경비원 명부 및 배치신고서를 경찰에 제출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 전언이다.

그러나 세종병원처럼 위장취업의 형태로 외뢰자가 경비원을 직접고용 한 경우, 경비원 배치신고서 등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도 규제할 방법이 없고, 신고를 안 하면 경찰이 처벌할 수도 없다고 강력히 성토했다.

물리적 충돌 뿐만이 아니다. 인권침해 논란도 심심찮게 들린다. 특히 여성 조합원이 많은 사업장에서 인권침해 주장이 많이 제기된다.

지난 3월 세종병원 노조와 이 노조 상급단체인 보건의료노조는 용역 경비직원들이 노조원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여성 조합원에게 폭언을 퍼붓고 신체적 상해를 입히는 등 성희롱을 자행했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성명서를 통해 “용역 깡패들은 병원 로비가 밀폐된 공간이라는 점을 이용해 극악한 성희롱을 일삼았다”며 “여성조합원의 가슴과 음부를 손과 발로 가격하고, 심지어 임산부에게도 물대포를 퍼부었다”고 인권침해 사실을 고발한 바 있다.

용역 경비의 폭력이 노동현장에서 난무하는 상황에서 과연 노사 간 대화와 타협이 가능할지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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