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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주주 배당금, 사장 전유물 아니다"
[ 2006년 05월 16일 21시 37분 ]
지난 2월 일성신약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배당정책에 반기를 들며 대주주가 추천한 인물에 대한 감사 선임을 부결시켜 화제가 됐던 소액주주 표형식(52)씨.
[사진]
그가 최근에는 제일약품의 배당정책에 대해 옐로카드를 날리며 제약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표형식 경계령'이란 말이 나올 정도. 하지만 정작 이목의 주인공인 표씨는 손사래를 친다. 자사 주식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있어도 이를 반기지 못하는 회사들이 오히려 문제가 있다는 것. 표형식씨는 앞으로 이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제약사들과 힘겨운 싸움을 진행하겠다는 각오다. 제약계의 주주(株主) 심판을 자청하고 나선 그를 만나 제약사 배당정책의 문제점과 향후 개선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표형식, 그는 왜 제약주에 집착하나
인터뷰 시작과 함께 던진 다소 무거운 질문에 표형식씨는 자신있는 대답으로 응했다.
"제약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재무구조가 월등히 좋고 웰빙시대,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생명과학 분야인 제약산업이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약업종에 대한 표씨의 정확한 분석은 대원제약에 이어 일성신약, 제일약품 등 제약사들에 대한 연이은 주식 투자로 이어졌다.
그가 지난 2001년 대원제약 주식을 사들일 당시 최고 배당률을 자랑하던 건실한 제약사였고 일성신약과 제일약품 역시 업계에서는 '알짜배기'로 알려진 회사들이었다. 그의 통찰력과 분석력이 옥석(玉石)을 가려낸 것.
표형식 씨는 자신의 주식 투자 성향과 제약업종의 특성이 '찰떡 궁합'이라고 자신했다.
대박 종목을 찾아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노리는 일반 투자자들과는 달리 장기간의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는 자신의 성향과 등락폭이 적은 제약업종의 특성이 잘 들어맞는다는 것.
때문에 표씨는 앞으로도 제약업종에 대한 지속적인 인연을 맺어 나갈 생각이라고.
필연(必然)을 위한 악연(惡緣)의 과정
표형식 씨와 제약사 인연은 지난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1년 제약업종에 매력을 느낀 표형식씨는 당시 배당률이 가장 높았던 대원제약에 투자하며 제약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당시 높은 배당률로 동종 업계의 반발을 우려한 대원제약이 배당률을 큰 폭으로 낮췄고 표씨가 이에 반기를 들며 배당률을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졌다.
그는 당시에도 회사측과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했고 회사는 결국 중간배당제를 도입하며 소액주주의 요청을 수용했다.
이번 일성신약과 제일약품의 경우도 마찬가지. 지난해 큰 순이익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자 표씨는 어김없이 부당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표씨는 이 같은 대립은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진통'이라고 해석했다.
해당 제약사들로서는 전례없던 소액주주의 거친 행동들을 악연(惡緣)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필연(必然)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
실례로 표형식 씨는 "배당정책을 놓고 극한 대립상황까지 갔던 대원제약 측과 현재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주주들의 인식이 대원제약의 경영진만 같으면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쉽지만 요원한 길
표형식 씨는 '배당률의 불투명성'을 상장 제약사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지금까지 제약사들의 배당률은 최대주주의 성역으로 불릴 만큼 불투명하게 책정됐다. 때문에 나와 같은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게 된 것이다"
그는 제약사 배당률의 불투명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각 제약사의 배당성향을 정관에 명시, 배당제도를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배당성향의 정관 명시는 배당금 산정의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므로써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투자자들의 배당금액에 대한 사전 예측을 가능케 해 바람직한 장기투자 관행을 정착시켜준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배당성향이 해당 회계연도의 경영성과가 아닌 특정 지배주주의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현 시스템에서는 배당성향의 정관 명시는 요원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액주주 운동을 전개해 제약사 배당정책의 투명성 확보를 이뤄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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