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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고비 넘긴 병원계 노사 '가속도 내나'
[ 2006년 05월 31일 21시 34분 ]
사립대병원 구성이 이뤄지지 않아 진통을 예고했던 2006년 산별교섭이 한차례 고비를 넘겼다.

병원 노사는 지난달 30일 여의도 CCMM 빌딩에서 제4차 산별교섭을 진행하고, 3차례의 교섭동안 논란을 빚어온 사용자대표단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지난해의 경우 사용자대표단 구성 문제를 놓고 3개월 가까이 노사가 대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교섭 진행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사립대병원측은 6개 사립대의료원장이 공동대표단을 맡아 교섭권과 체결권을 위임받고, 향후 교섭에는 의료원장 1명과 행정책임자급 실무자 5명 등 모두 6명이 대표단으로 참여한다는 청사진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제 넘어야 할 산은 사용자대표단 구성이 완료됨에 따라 산별교섭의 핵심인 요구안 심의다.

노조가 올해 제시하고 있는 요구안은 크게 고용, 임금, 노동과정, 보건의료협약 등 4개 영역과 산별기본협약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날 4차 교섭에서는 사측이 특성별 교섭단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워 이를 거부, 본격 요구안 심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당초 노사 양측은 이날 교섭에서 사용자대표단 구성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요구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홍명옥)는 올해 요구안에 대해 사측의 입장을 밝혀줄 것을 끈질기게 요구했지만 사측은 특성별교섭 대표단간 논의를 거쳐 5차 교섭에서 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성식 소화아동병원장은 30일 "현재 각 특성별로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안에 대한 검토는 어느정도 이뤄졌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그는 "돌출 발언을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어 각 특성별 대표단간 의견을 조율한 후에 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일갈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도철 한양대의료원 사무부장도 "사립대병원 대표단 구성자체도 상당히 어려웠다"면서 "전체적인 의견 조율이 이뤄져야지만 심의에 들어갈 수 있는거 아니냐"고 난색을 표했다.

보건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임금 9.3% 인상과 사용자단체 구성을 골자로 한 산별협약, 비정규직의 처우개선과 온전한 주5일제 도입, 공공의료 강화 등을 포함한 공통요구안을 제시했다.

노조의 요구안 가운데 임금 인상안과 주5일제 도입 등 일부 사안들이 주목할만한 대목인데 이는 각 병원특성별로 경영상황이나 규모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입장 조율이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병원사용사측 관계자는 "사실 노조와의 협상보다는 병원특성별로 요구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더욱 힘든 문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홍명옥 위원장은 "사립대병원의 대표단 구성이 완료된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특성별 요구안 심의는 반드시 사용자대표단의 몫이다"라고 못박았다.

홍 위원장은 아울러 "사측도 올 산별교섭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노조도 많이 양보했다"며 "노조 집행부가 노력하는 진정성을 이해해서 교섭이 잘 될 수 있게끔 해줄 것"을 요청했다.

홍 위원장은 "6월 하순까지 사용자측의 입장을 지켜보겠다"며 "만일 필요하다면 투쟁일정을 잡을 수 밖에 없을 것이며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향후 요구안 심의 과정에서 사측이 소극적으로 나오거나 예전처럼 교섭을 회피할 경우 6월말 이후에는 총파업 등 강력한 투쟁을 망설이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이다.

결국 올해 산별교섭은 5차 교섭을 기점으로 약 한달간의 교섭이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립대병원 교섭대표단의 구성수준과 사용자 요구안 제출 등 매복된 지뢰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노사 모두 살얼음판을 걷고 있어 가야할 길이 아직 멀어보인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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