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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야 한미FTA 팽팽한 줄다리기 예상
[ 2006년 06월 02일 21시 50분 ]
5일부터 본격적으로 한미FTA 협상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보건의료분야에서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1차 협상을 앞두고 공개된 미국 측의 요구사항이 우리 측 입장과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

미국은 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한 관세를 FTA가 체결되는 즉시 폐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 미국이 우리 의료 상품을 대부분 무관세 수입을 하고 있는 만큼, 동일한 조건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품목별 민감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8% 수준에 있는 보건산업 관세를 철폐하게 되면 국내 업계의 가격 경쟁력이 급속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약가 결정과정에서 미국은 제약회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지티브 약제 방식을 채택한 국내 약가 정책에 미국이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오리지널 약의 특허보호기간에는 제네닉 제품 허가를 금지해 줄 것과 의약품과 관련된 강제실시권 발동 사유를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리지널 약의 특허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강제조치권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과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정부가 특허권과는 무관하게 국내 제약사에 카피약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 때문에 복제약의 의존도가 큰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은 전문의약품의 대중광고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는 효능이 입증된 전문의약품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광고를 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약을 판단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우리는 의약분업 이후 전문의약품의 대중광고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의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광고 내용에 현혹될 수 있다는 뜻에서 의약품 오·남용을 막자는 취지다.

광고 효과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서의 마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는 의료 환경이 서로 다르다는 데에서 기인된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의료분야가 다분히 공공성을 띄고 있는 우리로서는 완충장치가 필수적이라고 보지만 공공의료 개념이 없는 미국은 의료를 하나의 산업, 즉 상품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기는 쪽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는 것이다.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미국 시장과 우리의 상황은 다르다”며 “의료산업을 단순히 하나의 상품으로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을 우선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의 현실을 알리고 이해시켜 상대의 잣대를 돌려세울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진광길기자 k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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