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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썩했던 '의사 노조' 흐지부지되나
[ 2006년 06월 07일 03시 22분 ]
당초 5월 출범을 목표로 젊은 의사들이 추진하던 전공의 노조가 노동부 설립 신고만을 남겨둔 채 목표 시일을 넘긴 7일 현재까지 의협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지체되고 있다.

병협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전공의 노조 출범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나, 적극적인 지원자 역할을 자처했던 의협과의 갑작스런 갈등구도에 전공의 노조가 방향을 잃고 주춤하고 있는 것.

의료계 안팎에서는 전공의협이 정작 노조 출범 문제는 등한시 한 채 의협과의 갈등을 핑계로 노조 설립을 유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공의협과 의협간의 갈등이 촉발된 것은 지난달 18일 의협 상임이사회. 그후 20여일간 두 단체간 공방전은 지속되고 있다.

상임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된 전공의 노조 지원에 대한 토의과정에서 의협 장동익 회장은 "전공의 노조는 자세히 알아보니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전공의 노조가 만들어지면 병원내 각 직군들도 노조를 만들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전공의협은 즉각 첫 번째 성명서를 발표, "회장 선거 당시 전공의 노조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던 장 회장의 공약 사항 취임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성토했다.

반면 의협 김성오 대변인은 "국민건강수호와 의권보호의 큰 틀에서 병협과 전공의 사이의 문제를 공정하게 중재를 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공의협은 다시 논평을 내고 "한국사회 대표적 지식인 단체인 의사협회 대변인의 입장발표는 전공의 노조에 대한 지지나 반대, 그 어느것도 아닌 애매한 입장만 확인하게 했다"며 "오히려 노조 반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7일 가진 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전공의 노조를 힘차게 추진할 것을 결의하며 의협의 지지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동익 회장은 30일 '회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병협 회장과의 회동 및 집행부 임원 간담회를 갖고 전공의 노조 문제를 논의하는 등 회무에 임하고 있음에도 불구, 일부에서 의협 집행부가 전공의 노조를 반대하고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고 모함해 의사사회의 내분을 촉발시킨다"고 전공의협을 겨냥했다.

또 다시 전공의협은 2일 입장 발표를 통해 전공의협 비하 발언 사과 및 전공의 노조지지 공약 실천을 촉구했다.

덧붙여 5일 발표한 의견서에선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일본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이라는 영화를 들어 의협 집행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의견서에서 전공의협은 "의협은 이제 혼돈을 조장하는 여러 행위를 그만 두고 정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전공의협의 요구사항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을 재차 요구했다.

이처럼 지난 20여일간 2~3일에 한번 꼴로 성명서가 발표되는 등 두 단체간 공방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공의들 민심은 오히려 전공의협에서 멀어져만 가고 있다.

한 대학병원 레지던트는 "전공의 노조를 통해 근무환경 및 부당한 처우 등이 나아질 거라는 장밋빛 희망을 갖고 있었으나 이젠 한심하고 화가 난다"며 "의협과 전공의협간에 서로 헐뜯는 모습이 민망할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매번 성명서 발표하고 결의만 하면 뭐가 달라지나"며 "전공의협이 더 이상 전공의들의 신뢰를 잃기 전에 설립 신고를 하고 노조 결성에 매진하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전공의 역시 "의협만 탓하고 눈치보는 것은 보기 안 좋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순수하게 노조 결성을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반면 이번 전공의 노조 문제와 관련, 일부에서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의 공조 체제는 더욱 굳건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장동익 의협 회장과 김철수 병협 회장은 취임후 첫 면담을 통해 양 협회서 각각 3명씩의 실무자들로 구성된 협의단을 꾸려 전공의 노조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의료계 발전을 통한 국민건강 향상을 위해 양 협회가 힘을 합쳐 나가기로 하고 현재 의료계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희정기자 sh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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