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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노사, 요구안 심의 또 불발 '장기전'
[ 2006년 06월 08일 02시 45분 ]
"지난해와 달리 이제 감정의 골 때문에 대화를 못한다고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더라도 쟁점이 많기 때문에 대화가 순조롭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예년과 다르게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던 올 보건의료 산별교섭이 결국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다.

올해 산별교섭은 매년 교섭 대표단 구성 문제 등으로 공전을 거듭하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서야 부랴부랴 요구안을 놓고 실질적인 협상 줄다리기를 펼쳐 왔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인 듯 했다.

그러나 결국 7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진행된 제5차 산별교섭[사진]에서 사용자측의 불발 행동으로 비교적 순조로웠던 교섭에 제동이 걸렸다.

이날 본격적인 요구안 심의에 앞서 사용자측이 내세운 교섭 안건의 핵심은 '이중 쟁의'.

특히 협약적용범위 및 이중쟁의 등이 포함된 사용자측 교섭안건을 논의해 줄 것을 요청해 노조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사측이 별도의 교섭원칙을 요구한 데에는 지난 두 차례의 산별교섭 당시 산별교섭과 동시에 지부차원의 파업이 실시된 데에 따른 병원측의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2004년, 2005년 교섭의 문제점(특히 2005년 직권중재 회부)을 냉철하게 짚어보고 사측의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줄기차게 주장한 반면 노조측은 "노조의 요구안에 대한 항목별 사측의 의견을 밝혀줄 것과 만약 전체 의견이 아니라면 특성별 견해나 검토한 일부 사항에 대한 의견이라도 말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에 홍명옥 위원장은 "요구안 논의 준비 없이 빈손으로 교섭장에 입장해 노사가 교섭의 걸림돌임을 공히 알고 있는 이중 쟁의를 비롯, 개악안을 가지고 논의를 해달라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특히 "올해 원만한 교섭 타결의 관건은 요구안 논의는 물론이거니와 교섭 진전에 발목을 잡는 사측 내부의 입장 조율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지난 4차 교섭에서 노사는 사립대병원의 대표단 구성이 늦어져 요구안 논의 진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돼 5차 교섭까지 노조 요구안에 대한 사측의 단일 의견을 밝히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사측은 '사측 내부의 구심점이 없다', '의견 조율이 안된다'면서 요구안 심의에 앞서 사측 단일한 의견을 만드는 데 여러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보건노조는 "지난 2004년 '조속한 사용자단체 구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산별합의서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았던 사측의 태도가 2005년 교섭은 물론, 올해 교섭에서도 또 다시 사측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5차교섭에서 노사는 심도 깊은 요구안 심의를 위해 지난 14일 노사 교섭위원을 줄인 축조 교섭을 열자고 제안했으며 사측은 이를 수용했다.

사용자측 이성식(소화아동병원) 간사는 "요구안에 대한 단일한 의견을 마련해 차기 축조교섭에 참가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축조 교섭에서 정리된 요구안 심의 내용을 바탕으로 오는 20일 6차 본 교섭에서 전체 심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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