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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피해자 사망 따른 의사들 부담 가중
[ 2006년 06월 22일 02시 00분 ]
의료사고 피해자가 판결 후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경우, 예를들어 후유증 등에 의한 고민으로 자살을 하면 기대여명을 감안한 손해배상을 추계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의료사고로 인한 장애를 비관, 자살한 콘크리트공 최모씨(당시 30세)와 관련, “피고는 사망 사실과 상관없이 60세가 되는 날까지 가동연한을 산정,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기존 대법원 판례와 다른 입장으로 의료사고나 교통사고와 같은 불법행위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생계비 공제에 관한 새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의료사고 등 불법행위 피해자가 이후 다른 사정으로 사망한 경우, 사망과 불법행위의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면 그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은 피해자가 사망한 때까지의 손해만을 산정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피해자의 사망 사실과 시점이 손해배상액에 영향을 미쳐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일단 의료과실이 인정되면 혹 피해자가 중간에 사망했어도 기대여명을 추계, 손해배상액을 산출해야 한다는 것.
서울북부지방법원은 “불법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사실상의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사망 후까지도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대법원 판례였다”며 “그러나 이러한 입장에 따르면 사실심 변론 종결 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와 변론 종결 후 사망한 경우에 불균형이 생기는 등 지나치게 법률관계가 불안정해져 이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모씨는 추간판탈출증(디스크) 등으로 후방감압술과 유합술을 받았으나 수술 도중 의사의 과실로 경막이 파열됐고 이로 인해 신경이 손상, 수술 직후 배뇨장애, 성기능 장애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최모씨는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 내려 자살했다.
최모씨 유족들은 “의료사고로 인해 성기능 장애 등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자살한 것”이라며 “자살로 인한 피해도 보상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의료사고와 피해자 자살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자살에 대한 의사 책임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지방법원은 “의사의 술기 부족으로 과실이 발생한 점은 인정된다”며 “피해자 사망 사실과 상관없이 60세까지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2034년까지 총 30년 3개월에 대한 손해배상액 지급을 명령했다.
피고인 의사 임모씨는 의료사고 피해자의 자살에 대한 책임은 없지만 의료과실은 인정, 이 때 이미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은 고려되지 않아야 한다는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피해보상액 총 2억여원을 배상하게 됐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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