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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뜻대로 한의학전문대학원, 부작용 우려"
[ 2006년 06월 23일 22시 04분 ]
국립한의대 설치와 관련, 한의계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특히 현재 정부가 "강요하고" 있는 전문대학원체제로 갈 경우 "지금보다 한의대의 교육 여건은 더 어려워 질 것"이라며 대한한의사협회의 추진 방식을 강도높게 꼬집었다.

한의학미래포럼은 최근 '국립한의대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국립한의대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효과는 예상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국립한의대를 '어디에' 설치하느냐보다 '어떻게'와 '왜'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정부 강요대로 전문대학원체제를 받아들이면 한의대 교육여건은 지금보다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며 "학생들은 연구보다 개원을 선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또 교육내용을 '동서의학', '표준화', '규격화'로 내세우는 것은 한의학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이 경우 의료일원화를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석준 대구한의대 교수도 "정부가 국립한의대의 교육목표로 삼고 있는 과학화, 표준화는 한의대 교육의 하나의 방향은 될 수 있지만 이것이 전부여서는 안된다"며 "지금과 같은 협소한 표준화, 과학화 개념은 자칫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연구를 위해 국립한의대 설치가 필요하다면 학제간 통합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현재 한의대들은 정작 '연구'를 위한 투자는 하지 않고 한의학의 과학화를 핑계로 학문의 방향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학보다는 인문학·농학·생물학 등과 교류해야 하고 의학은 한의학의 여러 분야 중 임상에만 도움이 될 뿐"이라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참석자들은 대한한의사협회의 국립한의대 추진 방식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백은경 개원 한의사는 "서울대 내 한의과대학 설립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한의협은 정직하게 이야기했어야 했다"며 "선정 논의부터 결정까지 정략적으로 이뤄져서는 '연구'를 위한 국립한의대 설치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가 달성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경진 한의협 기획이사는 "의견을 모으기 보다 정쟁 차원에서 일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일부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또 참석자들은 "과연 서울대 내 한의대를 설치해야 하는지 동의하기 어렵다"며 "실제로 서울대 내 설치됐다고 해서 맨파워에서 밀리는 한의계가 한의학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조재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총괄팀 선임연구위원은 '국립한의대 설립 타당성 연구'를 발표하며 "국립한의대 설립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학제간 연구, 학교 및 지역의 지지도, 임상센터 존재 여부 등을 고려해 한의대를 설치할 국립대를 서둘러 결정하는 것이 한의학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의대를 보유한 지방대가 현실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한방의료의 연구개발, 산업화 및 국제화 등 질적 발전이 있으려면 양질의 인력자원 확보 및 육성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11개 한의대 교과과목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실험실습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재정부문에서 국·사립 의대보다 전반적으로 열악한 11개 사립 한의대에서는 이런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런 측면에서 국립한의대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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