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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목적外 유전자 검사는 일종의 사기"
[ 2006년 07월 12일 05시 30분 ]
호기심(DRD2, DRD4)∙지능(IGF2R, CALL)∙폭력성(SLC6A4)∙백혈병(BCR/ABL) 유전자 등의 검사를 진료 목적 외 건강한 일반인들을 상대로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현재 의학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우울유전자(5-HTT) 검사 외 호기심∙지능∙폭력성 유전자 검사는 윤리적∙사회적 등의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고 일종의 ‘사기’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 사이에서 유전자 검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주장이 제기, 상당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은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12일 ‘유전자 검사의 적절한 이용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날 토론 대상이 된 유전자 항목은 우울∙호기심∙지능∙폭력성∙롱다리∙백혈병 유전자 등 6개다.
토론회에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박성섭 교수(서울의대)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임기영 교수(아주의대), 대한혈액학회 정철원 교수(성균관의대)를 비롯 생명공학유전자학회 연규홍 대표 등이 참석해 유전자 검사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참석 교수들은 “유전자 및 유전자 검사에 대한 연구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그러나 환자의 진단 외 목적으로 일반인들을 상대로 유전자 검사를 이용하기에는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라는데 동의, 일반인의 유전자 검사를 반대했다.
더욱이 어린이를 상대로 지능이나 폭력성 등 성격과 관련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열린 미래를 가로막는 행위”로 윤리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에 대해 생명공학유전자학회측은 “유전자 검사의 유용성은 배제한 채 부정적인 면만 강조하고 있다”며 “섣부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전자 검사 금지 항목을 결정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생명공학유전자학회는 “성격을 판단하는 유전자 검사가 하나의 참고 자료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또 실제로 많은 대기업에서는 MBTI와 같은 성격유형 검사가 대인관계 형성 및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고 인식, 임원진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1200여가지의 유전자 검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유전자 검사의 유용성을 너무 작게 평가한다는 반론이다.
이에 대해 임기영 교수는 “문제는 유전자 검사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사회적 성숙도가 이뤄졌는가 하는 것”이라며 “성격 유형을 판단하는 각종 심리검사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이용돼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임 교수는 “정확성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는 아직 이르고 또 그 결과가 차별이나 낙인 등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는 비의학적 유전자 검사는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사상체질 분석, 사주궁합, 별자리 점괘와 다르지 않다”며 “더욱이 대부분의 유전자 검사는 상업적인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에서 이용된다면 사기와도 같다”고 주장했다.
박성섭 교수는 “진단검사의학적인 입장에서도 유전자 검사는 기초과학 연구로는 인정되지만 일반인에게 적용하기에는 부정적”이라며 “지능∙호기심과 같은 정신질환, 성격과 관련된 유전자 검사는 적절치 못하고 백혈병 유전자 검사 역시 임상적으로 환자에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건강한 사람이 미래의 질병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정리했다.
혈액학회 입장도 마찬가지로 정철원 교수는 “백혈병 등 혈액종양 관련 유전자 검사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용하는 것은 반대”라며 “아직까지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신장과 관련된 유전자 검사에 대해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양세원 학회장은 “신장과 관련된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등 임상적 타당성이 있는 경우에만 이용하는 것으로 제한한다”며 “유전자 검사로 개인 신장을 예측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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