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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약 처방 자제" 공허한 외침 전락 우려
[ 2006년 07월 28일 02시 52분 ]
대한의사협회가 약제비를 절감하자는 취지로 전개하고 있는 '고가약 처방 자제운동'이 의협 집행부의 공허한 외침으로 끝날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학교수 및 개원가 반응이 의사의 고유권한인 처방권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시큰둥할 뿐만 아니라, 이 운동에 대한 홍보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약제비 절감 운동의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는 의대 교수들의 반응이 개원가보다 더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S대학병원 한 내과 교수는 "의사협회에서 이런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며 "그러나 더 중요한 요소는 대학병원에서 카피약을 처방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 안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과 입장에서 얘기하면 카피약을 처방하고 싶어도 대부분 카피약들의 효능이나 효과에 대한 DB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약의 효능 효과에 대한 DB가 없는 상태에서 더구나 약으로 병원이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구체적인 데이터도 없는 약을 처방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고가약 처방 감축운동을 벌이기 전에 카피약들의 구체적인 DB를 갖추는 것이 선결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내과 교수도 "얼마전 생동성시험이 조작됐다는 발표도 있었듯이 카피약들의 안정성과 약효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리지널을 자제하고, 카피약을 처방하자는 얘기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한 가정의학과 교수는 "의협이 이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 모르고 있었다"며 "그러나 약은 의사가 자율적으로 처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신경외과 교수도 의협에서 이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을 처음 듣는다며 "의협이 결정한 사안이면 협조해야 겠지만, 우리 병원은 고가약이라도 교수가 무조건 처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생제 같은 경우 감염내과와 협의한 약만 쓸 수 있어 의사의 결정 범위에도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O대학병원 소아과 교수도 "이러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 자체를 처음듣는다"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홍보가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고가약을 줄이자는 원칙론엔 찬성하지만, 이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를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이고, 운동의 대외적인 명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원의들은 대학교수들보다 의협 집행부의 입장을 더 이해하면서도, 그 실효성에 대한 인식이나 현실에 적용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별반 인식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산부인과 개원의는 "의협 집행부가 결정한 문제이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러 고가약만 쓰는 것도 문제지만, 약은 환자에게 잘 듣고 잘 낫으면 되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일반과 개원의도 "약제비를 줄여 나가자는 취지는 좋지만, 약 처방은 의사 본인에게 맡겨야 한다"며 "이 운동을 통해 절감된 약제비가 복지부 말처럼 수가인상으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운동에 대해 시도의사회장들이 반대한 것은 바로 의료계의 민심을 나타낸 것"이라며 "회원들이 의료현장에서 이를 현실화시키기에는 부담스러운 점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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