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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영업맨들의 애환 "그 누가 아랴~"
[ 2006년 08월 04일 21시 33분 ]
자동차, 보험과 함께 영업직의 3대축을 이루는 제약사 영업사원. 다른 영업과는 달리 의사와 약사라는 흔히 전문직이자 사회적으로는 고위층을 상대해야 하는 이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직업이 제약사 영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리베이트 사건이 터지면 어김없이 이들이 등장하고 그에 따른 뭇매를 감당해야 하는 것도 바로 제약사 영업사원들이다. 그만큼 억울하지만 말못할 속사정도 많을 터. 데일리메디는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웃지못할 애환을 모아봤다.[편집자주]

#1. "술이 웬수지, 술이 웬수야"

A제약사에 근무하는 김 과장은 온순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로, 대인 관계가 좋아 남들로부터 늘 칭찬이 마르지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약한 주량에도 불구하고 속주(速酒)를 하는 탓에 평소 직원들로부터 '술 버릇 좀 고치라'는 충고를 심심찮게 받았는데.

사건은 너무나 중요한 종합병원 내과 회식자리에서 발생하고 말았다.

신제품 런칭을 위해 의사들에게 저녁을 대접하는 자리인 만큼 절대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던 김 과장.

그러나 이런 각오도 잠시. 평소 사람 좋기로 소문난 김 과장은 교수들이 건네는 술을 넙죽넙죽 받아 마셨고 급기야 필름이 끊겼다.

아침에 일어나 허둥지둥 지갑을 뒤지는 김 과장. 하지만 지갑에는 계산 명세서가 들어있지 않았고, 그 때야 자신이 인사불성 돼 계산을 하지 않고 도망나온 사실을 깨달았다.

떨리는 맘을 진정시키며 들어선 사무실. 종합병원 내과 과장의 전화에 쩔쩔매고 있는 부장의 모습이 보였다.

밀려오는 자괴감에 자신의 머리를 쥐어 박으며 "술이 웬수지, 술이 웬수야"를 연발하는 우리의 영업맨 김 과장.

#2. 헷갈리는 회사와 당구장

영업사원들의 아지트로 불리는 당구장. B제약 양 대리는 이날 역시 동료들과 함께 당구장을 찾았다.

대학시절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양 대리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며 당구장을 나와 회사로 향했는데.

하지만 혹여나 초크가 묻어 당구장에 갔다온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사용했던 토시가 화근이었다.

"다녀 왔습니다"란 인사말과 함께 겉옷을 벗은 양 대리를 보며 부장이 건네는 말 "야 임마! 회사하고 당구장이 그렇게 헷갈리냐?".

#3. 고요속의 외침, 누구냐 넌!

C제약 신입사원 김 주임. 입사 후 현장에 나간지 3개 월. 어느정도 영업에 대한 분위기가 파악되면서 나름의 휴식 공간을 찾아 나섰다.

김 주임이 무더운 날씨를 피해 택한 곳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영화관. 대낮에 혼자 영화관에 들어가는 자신을 바라보는 주위의 눈길이 느껴졌지만 김 주임은 개의치 않았다.

자리를 잡고 편안한 자세를 취하려는 순간, 등 뒤에서 들리는 소리 "누구냐 넌!". 깜짝놀라 돌아본 뒷 자리에는 같은 영업부서 선배 둘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입사 후 첫 '땡땡이'를 들키고 말았던 것. 하지만 선배들도 무안했던지 "영화 재미있게 보라"며 등을 두들겼고 후로 그 선배들과 편하게 소주잔을 기울일 정도로 절친한 사이가 됐다며 너스레를 떠는 김 주임.

#4. "아~ 어쩌란 말이냐!"

국내 제약사들이 개원가와 거래시 처방의 일정 부분을 사례금으로 제공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관행이다.

중소 제약사인 D제약에 근무하는 남 과장 역시 매달 처방의 10%를 의사에게 현금으로 되돌려 줬다. 현찰을 꺼리는 의사에게는 사용 가능 금액을 알리고 카드를 주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 과장은 카드를 요구하는 의사에게 여느 때처럼 자연스럽게 카드를 건넸고 한 달을 잊고 지냈다.

수금 날짜가 다가와 다시 찾은 병원은 문을 닫았고 카드를 가진 의사는 행방이 묘연했다.

다급해진 남 과장은 수소문 끝에 의사의 아내를 찾았지만 얼마 전 이혼했다는 말을 전해들었을 뿐 의사를 찾지 못했다.

문제는 얼마 후 도착한 카드 명세서. 이 의사는 유흥비로 무려 700만원을 사용했고 개인 카드를 건넨 남 과장은 불법적 영업행위 때문에 아무런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사비 700만원을 고스란히 날려야 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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