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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의대생, 좋은 이미지 아니죠"
[ 2006년 08월 15일 21시 58분 ]
"의대생이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냐"는 질문을 받았다. 질문을 던진 당사자가 의대생이었던 탓에 잠시 머뭇거렸다. 마땅히 떠오르는 答(답)이 없기도 했지만 말해도 기분 좋은 대답은 되지 않겠다는 판단에서였다.
기자가 머뭇거리자 물어본 의대생이 되물었다. "좋은 이미지는 아니죠?" 이 질문에도 잠시 침묵. 적절한 답변이 생각나지 않았다.
오히려 멀리서 대화를 듣고 있던 또 다른 의대생이 대신 대답했다. "의대생들은 사회성 없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것 같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의대생이라고 하면 '대학 졸업하면 취직 걱정 없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니까 사회 문제에 관심도 없고 참여도 하지 않으면서 잘난 척만 한다'는 비난이 대부분이라는 이야기였다. 의대생이나 의사를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에 "속상하다"는 솔직한 심정이었다.
의사나 의대생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각이 우리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단적인 예로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 등장한 '기러기 아빠'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들 수 있다.
프로그램은 외로운 '기러기 아빠' 생활이지만 스스로 건강도 챙기고 취미생활도 즐기면서 긍정적으로 이겨내려고 하는 한 가장의 일상을 담고 있다. 문제는 주인공의 직업이 의사였던 것.
시청자들은 '돈 많은 의사니깐 넓은 아파트에 좋은 차 굴리며 긍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정작 기러기 아빠의 힘겨움은 담아내지 못한 서민들의 상황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반감을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 여과없이 드러냈다.
'의사'는 우리 사회의 보통사람, '서민'과는 다른 계층에 속한 사람이라는 인식인 것이다. 의대생을 바라보는 시선에 부러움과 비난이 공존해 있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버릇없는 대학생'과 '버릇없는 의대생' 중 더 심한 질타를 받는 쪽이 대부분 후자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대생들은 힘들어했다. '쟤, 의대생이야?'라는 말 속에 혹시 또 색안경을 끼고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했다. 말 한 마디를 하면서도 신경쓰며 오해하지 않도록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몇몇 의대생들과 나눈 대화가 기자에게 유독 기억에 남는 까닭은 그들의 결론 때문이다. 그들은 흔히 '사회성 없고 사회문제에는 관심도 없는 의대생'이라는 비난에 초연해지지 않겠다는 자세였다. 그보다 부정적 시각을 인정하고 바꿔보자는 의지를 먼저 이야기했다.
"받은 것이 많은 만큼 사회에 봉사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나가자"로 마무리 된 대화는 의사사회의 작지만 큰 희망으로 느껴졌다.
우리 사회 필수 덕목으로 고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대두된 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현재 의사사회에도 이러한 작지만 큰 힘을 가진 희망이 논의되고 있는지 새삼 궁금해진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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