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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싱가포르는 藥이 될까 毒이 되나
[ 2006년 08월 20일 21시 45분 ]
의약품 분야의 한미FTA 추가 협상이 오늘(21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2차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뤄졌던 사항을 논의해 속도를 낸 다는 게 내세운 명분.

그렇다면 2차 협상의 보충 성격이 강한데 왜 테이블은 제3국에 차려졌을까. 아마도 미국이 한미FTA를 향해 던지는 국내 언론과 시민단체 등의 부정적(?)인 시각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 열린 2차협상 때 시민단체들이 거리는 물론 협상 장소 앞에까지 몰려와 목숨이라도 건 듯 반대 구호를 울부짖는 모습, 우리에게는 익숙할지 모르지만 미국 대표단에게는 충분히 위협적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국내 언론들 또한 반대 운동을 지지하듯 연일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낸 점은 부담 수위를 배가시켰을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미국이 때마침 싱가포르 근처에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도 "2차 협상에서 체험한 반대운동을 피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협상이 이뤄지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소지가 크다는 미국측의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이는 추가 협상에서 미국측이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제 남은 건 우리 정부의 태도다. 2차협상의 연장선이고 미국이 먼저 제안할 정도로 다급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협상은 그들 뜻대로 한국이 아닌 제3국에서 열린다.

미국이 의약품 선별등재방식을 수용하자 우리 정부가 들떠 구체적인 사항에는 신경쓰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 나아가 의약품 선별등재방식을 위해 나머지는 모두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싱가포르에서 미국은 신약의 특허권 연장이나 독자적 이의신청 기구 설치 등 한국의 의약품시장을 독점하기 위한 핵심적인 사항을 집요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것도 집회 등 반대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적은 타국이라는 점 때문에 더 노골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미국 협상단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붉은 깃발을 들고 싱가포르로 가야되는 것 아니냐"는 한 시민단체의 강단있는 어조에 정부는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공무원 18명으로 구성된 협상 대표단. 그들이 시민단체와 언론은 물론 모든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으면서 제약 주권의 자존심을 지키며 귀국하길 기대해 본다.
진광길기자 k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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