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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통합진료 '장밋빛 전망' 시기상조
[ 2006년 08월 27일 21시 50분 ]
최근 일부 대학병원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는 암환자 통합진료 방식이 제대로 정착되기에는 걸림돌이 너무 많아, 이른 시일내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암 환자 중 일부는 통합진료에 의한 진단과 처치가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이에대한 보다 체계적인 조사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데일리메디는 최근 대웅제약 후원으로 신라호텔에서 노재경 대한암학회 이사장(연세의대)이 좌장을 본 가운데 전국 주요 대학병원 암센터 소장들이 참석한 '암센터 대형화와 국내 암 진료 발전' 좌담회를 개최했고 이 자리에서 다수의 참석자들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사진]

◆ 통합진료에 적극적인 병원 =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6월부터 폐암, 식도암, 유방암 등에 대한 통합진료 방식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폐암처럼 호흡기내과, 혈액종양내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관련된 의사들이 한 진료실에서 한 환자를 동시에 진단하기도 하고, 한 환자가 서로 인접한 각 교수들의 진료실을 돌며 진료받고 나서 의사들이 한 장소에 모여 진단을 내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가톨릭의료원 강남성모병원도 폐암, 위암 등에 통합진료 시스템을 도입해 시범 운영중이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정착되진 않은 상태다.

이와관련, 강남성모병원 홍용길 교수는 "지난 6개월동안 통합진료를 시범운영해 왔으나, 적잖은 문제점이 나타났다"며 "앞으로 2~3년동안 통합진료의 안정적 도입을 위해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지정 지역암센터로서 현재 입원환자의 70% 이상이 암 환자인 화순전남대병원도 질환별로 암클니닉에 협진방식을 도입, 운영중이다.

화순전남대병원 정익주 교수는 "그나마 폐암클리닉에서 의사들간의 협의가 가장 잘 이뤄지고 있다"며 "타 클리닉의 경유도 한 공간에서 진료는 같이하고 있지만, 협의가 잘 이뤄지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몇몇 병원에서 암 환자에 대한 통합진료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시도는 하고 있지만, 제대로 정착되고 있지 않다는 게 엄연한 현실.

서울아산병원 남주현 교수는 "통합진료는 팀내 교수들간의 인화가 매우 중요하다. 교수들간 커뮤니케이션이 잘되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또 "통합진료는 공간 및 의사인력 등에서 비용 효과성이 떨어지고, 혈액종양내과가 공중분해될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제대로 정착되기에는 어려운 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통합진료는 또 교수들이 외래진료 등 자기 시간을 쪼개서 진료에 참여해야 함에 따른 인센티브 문제 등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 통합진료보다 팀제 운영 = 이 같은 문제점들로 인해 통합진료 방식 도입에 부정적인 병원들도 많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통합진료방식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각 장기별 접근에 역점을 두고 있다.

즉, 장기별로 팀을 구성해 인접된 공간에서 해당 교수들이 진료하면서 서로 유기적인 협의를 거치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삼성은 이 같은 팀별 진료방식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04년 각 팀별로 진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교수들간 마찰을 방지하며 협의체제를 유지해 오고 있다.

세브란스병원도 지난 2004년 지훈상 의료원장 체제를 맞으면서 15개 암별로 팀을 만들어 가동중이지만, 협의체계가 잘 운영되진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희의료원과 국립암센터도 거의 삼성서울병원과 유사한 시스템으로 암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의사인력·공간 등 비용대비 효과 떨어져 = 암환자 통합진료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진료과간 화합과 유기적인 협조체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현행 의료수가가 가장 큰 걸림돌.

기존의 전문과목별 진료방식에서는 한 명의 교수가 하루에 100여명에 달하는 환자들을 볼 수 있지만, 통합진료 방식에서는 4~5명의 교수가 시간당 5명 정도밖에는 볼 수 없다.

즉, 기존에는 교수 5명이 하루에 볼 수 있었던 환자가 대략 500명이었다면, 통합진료방식에서는 기껏해야 50명 내외로 떨어져 무려 10배 가까이 환자수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통합진료를 도입한 병원들은 환자수가 감소한 만큼 수가를 보전해 줘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복지부 입장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따른다고 보고 있다.

환자 감소분 만큼 수가를 인상해주면 과연 암 환자들이 그만한 고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통합진료를 받을려고 할 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복지부 손영래 사무관은 "만일 환자가 줄어든 만큼 수가를 인상하면 오히려 해당 병원에 손해가 날 수 있다"며 "이 문제를 수가로 풀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 같은 수가에 대한 고민 뿐만 아니라, '통합진료'라는 새로운 진료패턴(신의료) 도입에 따른 평가나 관리에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현재 대형병원들이 검토 중인 통합진료를 새 진료패턴으로 인정했을 경우, 중소병원들도 이와 유사한 진료패턴을 도입할 것이 뻔해 관리감독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암환자에 대한 통합진료 방식이 제도권에서 정식으로 인정받기까지에는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어서, 빠른 시간내 제도적으로 정착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좌담회 참석자는 다음과 같다.
▲좌장 연세의대 노재경 교수(대한암학회 이사장) ▲서울대병원 암센터 소장 허대석 교수 ▲가톨릭의료원 암센터 소장 홍용길 교수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소장 남주현 교수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소장 유병철 교수 ▲경희의료원 암센터 소장 김시영 교수 ▲원자력병원 진료지원부장 황대용 박사 ▲국립암센터 부속병원 부원장 김흥태 박사 ▲전남대화순병원 정익주 교수 ▲동아대병원 김재석 교수 ▲경북대병원 조영래 교수 ▲보건복지부 의료보험팀 손영래 사무관 ▲대웅제약 정난영 사장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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