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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국민에게 외면받지 않는 노동운동
[ 2006년 08월 30일 21시 52분 ]
노사 문제가 가장 평온한 나라로 알려진 일본. 이런 일본에서 얼마전 재미있는 파업이 일어났다.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이 야구팀의 인수ㆍ합병과 관련해 구단측과의 마찰로 파업을 한 것이다. 물론 일본 프로야구 7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때 대부분의 야구팬과 시민들은 야구선수 노조를 응원했다. 언론도 추악한 경영진의 모습을 만평으로 보여주는 등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구단이 양보를 했다.

성격이 전혀 다른 사례가 또 하나 있다. 미국 뉴욕시의 대중교통 노조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시작한 파업이다. 법안에 의하면 대중교통 노조는 파업이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감행했다.

불법에는 당연히 벌칙이 내려졌고 하루 파업 벌금으로 노조에는 100만달러가 부과됐다. 파업 참가자에게는 3일치의 임금이 삭감됐다.

파업을 풀기 전에 협상은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뉴욕시민이었다. 이들은 역으로 파업을 견뎌내며 아이디어를 내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했다. 자동차 함께 타기는 물론이고 자전거, 롤러 블레이드 등도 이용했다.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 맨해튼으로 들어오는 시민들의 행렬에 뉴욕시장이 함께 걷는 모습을 연출해 극적인 효과가 최고조에 달했다. 사태가 이 정도에 이르니 교통노조의 파업은 이미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일본의 야구선수 파업과 미국의 교통노조 파업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전자는 고용주에 대한 순수한 파업이고, 후자는 시민 전체에 대한 파업이다.

교통노조가 파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교통이 가장 복잡한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을 택한 것은 바로 시민을 상대로 파업을 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분노는 불을 보듯 뻔했고 시민이 뽑은 뉴욕시장이 어떻게 해야 할지도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

시선을 돌려 한국, 그것도 보건의료계로 가보자. 비온 뒤 땅은 더 굳어졌다. 2004년 13일간의 파업, 2005년 직권중재 등.

2006년 보건노사 산별교섭은 지난 8월 25일 16차 산별 5대 협약 가조인식과 함께 '자율교섭을 통한 협상타결'의 첫 번째 선례를 남겼다. 이쯤되면 3년차 산별교섭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는 측면에서 노사 양측을 향해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진다.

교섭기간 내내 '대화를 통한 타결 의지'를 천명했던 보건의료노조의 노력과 사용자측의 적극적인 교섭 전환 등은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별교섭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단 하루의 파업이었지만 이미 파업을 천명하기 수일에 앞서 노조를 향한 '시민을 볼모로 한 파업'이라는 꼬리표는 올 산별교섭에서도 여전히 따라다녔다.

사립대병원 한 관계자는 "산별노조의 장점을 아무리 주장하더라도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및 파업 행태를 개선하지 않고는 국민에게 노조의 주장을 이해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명분이 아무리 좋아도 노동운동, 사용자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서 불특정 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노동운동이라면 국민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단언이었다. 위 두 사례가 말해주듯 이 '공식'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 같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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