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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김암 교수 부녀의 환자사랑
[ 2006년 08월 30일 21시 55분 ]
지난 29일 서울아산병원 로비에서는 매월 개최되는 음악행사가 열렸다. 2003년 10월 첫 테이프를 끊은 이날 행사[사진]는 '3인 3색 음악회'라는 제목 만큼 이색적이었다.

우선 연주자 면면이 특이했다. 3인 모두 여성이고 피아노는 미국 맨하턴 음악대학원생, 더블베이스는 영국 클리프톤 칼리지 재학생 그리고 소프라노는 한국 선화예중 학생으로 구성된 것. 세명 공히 장래가 촉망받는 전도 유망한 재원들이다.

휠체어를 타고 감상하는 노년의 환자부터 직원까지 부산한 병원 로비에서 진행된 음악회는 오고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잠시나마 멈추게 했다.

이 날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로비 한 켠에는 낮 익은 사람이 팔짱을 끼고 다소 걱정어린 눈빛으로 음악회를 주시하고 있었다. 다름 아닌 산부인과 김 암 교수.

김 교수는 병원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바쁜 사람이다. 아마 국내에서 가장 위험한 산모를 많이 보는 의사를 친다면 몇 손가락안에 꼽힌다. 환자 사랑과 정성도 남다르다. 여기에 의사들 교육수련 메카를 지향하는 아산병원에서 현재 교육수련부장 보직을 맡고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자기 몸 같지 않은 당사자다.

그런 김 교수가 로비에서 음악회를 지켜보는 모습이 환자나 보호자인 청중들과는 다르게 눈에 들어왔다. 이유가 있었다. 이 날 행사의 피아니스트인 김선화씨가 바로 김 교수의 장녀였던 것.

이번 행사는 상당히 우연찮게 마련됐다. 김 교수와 장애인 4중주단 '베데스다' 일원인 아산재단 관계자의 엘리베이터 만남에서 이뤄졌다. 김 교수 장녀의 활약을 익히 알던 재단 관계자가 근황을 물었고 조심스럽게 로비음악회를 제안했다.

김 교수는 방학 중이고 또한 공식 연주장소도 아닌 병원인데 어떨까 했지만 큰 딸은 흔쾌히 수락했고 출국을 이틀 앞두고 병원 로비에 서게 된 것.

이 날 행사가 끝나고 김선화씨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장미꽃을 선사하며 쾌유를 비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익숙하지 않았을텐데 환자 손을 잡으며 격려하는 장면에서는 그 손이 더욱 따스해 보였다.

음악춘추 피아노 콩쿨 1등 및 미국 캘리포니아 모차르트 콩쿨에서도 1위 등. 김 교수 장녀는 오벌린 음대를 마친 후 현재 맨하탄 음악대학원 석사 과정에 있다.

큰 딸의 연주회장을 늘 찾았다는 김 교수. 우아한 정장의 관객이 아닌 환자복을 입고 있는 청중들 앞에 선 딸의 모습에는 다소 생경한 느낌을 받은 듯 하다. "매번 보던 것하고는 달랐어요" 쑥스러운 듯 그의 말끝이 흐려졌다. 김 교수의 뛰어난 수술 스킬이 장녀의 피아노 연주 재능에도 한 몫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부녀의 아름다운 환자사랑을 지켜봤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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