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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할머니라고 부르지 않는 병동
[ 2006년 09월 11일 21시 59분 ]
국내 최고 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 홈페이지에 최근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글 하나가 올라왔다. 입원기간 동안 병마와 싸우며 힘겨워하던 어머니를 따뜻한 마음으로 돌봐 준 간호사들에게 감사하다는 내용. 각 병원 홈페이지에서 간호사들의 친절을 칭찬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지만 이 글은 사연이 좀 특이했다. '할머니라 부르지 않는 병동'이란 제목의 글에서 보호자는 병동 간호사들의 친절은 물론 '호칭'과 같은 작은 부분에까지 신경을 써 주는 마음에 진정한 감사를 전하고 있었다. 이 보호자가 입이 닳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 서울대병원 125병동을 찾아 그 매력을 분석해 봤다.[편집자주]



준비된 친절, 칭찬은 저절로



서울대병원 125병동은 내과 환자, 그것도 중환자들이 많기로 유명한 병동이다. 중환자들이 많다 보니 업무 강도가 높은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125병동 간호사들이 바쁜 업무 와중에도 꼭 빠뜨리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신규 환자와 만나기 전 환자 기록을 꼼꼼히 확인하는 일.



환자의 질환과 관련된 기록 뿐만 아니라 이 병동 간호사들은 환자의 가족관계, 사회적 지위 등 개인정보에 대한 확인도 빠뜨리지 않는다.



환자와의 교감과 신뢰감 형성을 위해 미리 준비작업을 거치는 것. 이 과정에서 125병동 간호사들은 해당 환자에 대한 호칭을 결정한다.



예를들어 신규 환자가 교직에 몸 담고 있었다면 '선생님', 또 기업체를 운영중인 환자에게는 '사장님', 사회 고위직 환자는 해당 직위를 호칭으로 사용한다.



환자와의 첫 대면에서 "선생님,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세요?"라고 물으면 환자는 작은 부분에서 큰 감동을 받을 수 밖에.



결국 125병동 간호사들의 준비된 친절이 환자들을 매료시키고 있었다.







"가족...더 이상 훌륭한 단어는 없어요"



서울대병원 125병동 간호사들이 업무에 임하는 모토(Motto)는 바로 '가족'이란 단어이다.



이들은 "만약 내 가족이라면...."이라는 물음표를 달고 환자를 대한다. 자칫 고된 업무에 짜증이 날 수 있지만 125병동 간호사들이 웃음을 잃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단어 때문이라고.



게시판에 칭찬글을 올린 보호자의 어머니 역시 오랜 투병생활에 심신이 지쳐 매우 예민한 상태였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적잖이 애를 먹었다.



하지만 125병동 간호사들은 "만약 내 어머니라면..."이란 모토를 되뇌이며 더욱 친절하게 대했고 결국 환자는 퇴원하면서 간호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125병동 간호사들의 모토는 업무 특성상 소원해지기 쉬운 의사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병동 간호사들은 매달 초 병동 주치의들과 피자파티나 점심식사를 하며 서로의 고충을 털어놓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 간호사는 "함께 식사를 하다보면 가족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업무상으로 부딪치는 일이 있어도 웃으며 넘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125병동 야전 사령관, 그녀는 예뻤다




서울대병원 125병동이 친절 병동으로 정평이 나기까지는 간호사실을 총괄하고 있는 김금희 수간호사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는 서울대병원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하며 모범직원상 등을 수차례 수상한 베테랑 간호사이다.



업무에 관해서는 불호령도 서슴치 않을 정도로 철두철미(徹頭徹尾)하지만 평상시에는 125병동 간호사들의 든든한 맏언니이다.



13명 간호사의 가족사, 연애사를 줄줄 외고 있을 정도로 김금희 수간호사의 후배들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그동안 배운 지식과 경험을 후배들에게 체계적으로 전수해주고 싶지만 과중한 업무 탓에 많은 교육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놨다.



김금희 간호사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보다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후배들에게 늘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친절과 실력을 겸비한 간호사로서 늘 환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간호를 펼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에 대한 열정과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함께 묻어나는 그녀의 미소는 '백의천사'란 단어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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