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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폭력·난동 '사각지대' 위기의 병원들
[ 2006년 09월 13일 02시 59분 ]
서울대병원에서 모정당 소속 H 국회의원이 자신의 부인이 암 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한 내과 전공의 폭행….(2003년 11월)
대전 소재 모 대학병원 무료 건강검진 접수과정에서 발생한 오해로 박모씨(25) 심한 욕설과 함께 병원 집기류 등을 파손시키며 난동….(2004년 7월)
강릉시 모 병원 응급실에서 박모씨가 자신의 부인을 신속히 치료해 주지 않는다며 의사 김씨를 폭행….(2004년 12월)
강원도 원주시 모 정형외과 로비에서 잠을 자고 있던 김모씨가 병원측으로부터 나가라는 요구를 받자 자신을 깨웠다며 흉기로 직원을 위협하고 폭력 행사….(2005년 3월)
대전 을지병원에서 조직폭력배들이 집기를 부수며 난동을 부려 경찰 출동….(2005년 5월)
그동안 병원내 폭력에 대한 수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아 병원 종사자들이 여전히 폭력과 난동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1일 부산에서는 술에 취한채 병원에 찾아와 입원 중인 애인과의 면회를 거절당하자 병원 직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나열한 사건 외에도 의료진이나 병원 종사자들이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폭행 당하는 사건은 부지기수.
이처럼 환자와 보호자의 폭력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병원과 의료진의 고충은 얼마전 바룦된 응급의학과 설문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응급의학회가 최근 전국 병원 응급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결과 의료진의 44.2%가 응급실내 환자 난동을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꼽았으며 이에 따른 대책이 시급하다는 응답은 61.4%를 차지했다.
또한 이 같은 난동에 대해 과반수 이상인 54.8%가 보안요원을 부르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었으며 언어적 폭력에 대해서는 37.0%가 그냥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 제12조 제2항에는 의료기관의 시설 등에 폭력을 행사한 경우에 한해 처벌할 뿐 의료인에 대한 폭력행사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결국 환자와 보호자가 휘두루는 폭력은 의료진에게 불가항력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03년 국회의원의 전공의 폭행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의협이 '의료인 폭행 근절을 위한 의료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국회는 아직까지도 묵묵부답이다.
얼마전 전공의협의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74.5%의 전공의가 환자나 보호자에 의해 폭언, 폭행 및 소송 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환자와 보호자의 의사 폭행은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방어할 법적 장치 조차 없는게 현재 병원의 실상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폭언과 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의사와 병원 직원을 지켜줄 보호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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