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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몇 푼 준다고 아기 날까요?
[ 2006년 09월 13일 21시 42분 ]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란 구호가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로 변했다.

불과 단 한 세대가 흘렀을 뿐이다.

저출산 대책과 출산 촉구 분위기가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선진국 사례 연구를 통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13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8개 정부기관은 ‘저출산 고령화 대응 국제정책포럼’[사진]을 열고 머리를 맞댔다.

이날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앉아서 걱정만 해서는 풀리지 않는 문제다. 한국은 저출산에 대한 투자가 극히 미미해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서둘러 대응하지 않는 한 재앙은 피할 길이 없다”는 것이었다.

빌렘 아데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사회보건과 과장은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대응 재정지출(2001년 기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1%로 OECD 회원국의 평균(1.9%)에 비해 턱없이 낮다”고 꼬집었다.

이제는 걱정만 할 때가 아니라 과감한 투자에 나설 때라는 게 골자다.

저출산 대책 관련 재정지출이란 가족수당 육아휴직수당 보육서비스 등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쓰는 돈을 모두 합친 것이다.

2010년까지 계획하고 있는 ‘새로마지 플랜’을 추진하더라도 연평균 3조7600억원씩 투입하는 것이어서 GDP 기준으로 0.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는 “한국과 더불어 출산율이 낮은 국가로 꼽히는 일본은 저출산 대책 관련 재정지출 비중이 0.6%로 OECD 평균보다 낮았지만 한국보다는 휠씬 높다”고 설명했다.

정부 노력으로 출산율을 높이는 데 성공한 프랑스도 GDP의 2.6%를 저출산 극복에 쓰고 있다.

프랑스 고용·사회통합부의 로랑 코오사 통계부 부국장도 “프랑스 저출산 대책의 핵심은 과감한 투자”라며 “재정적 지원 제도가 출산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가족급여는 2003년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0.12%에 불과한데 비해 덴마크는 GDP의 4%에 달한다”며 “저출산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에 비해 이에 대한 재정투입은 낮은 편”이라고 일갈했다.

국가의 가족계획 시책이 예전에 비해 유연화됐지만 상대적으로 국민의 변화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저출산 대책에 여러가지 우려가 얹히는 건 이 때문이다.

몇백만원의 지원으로는 꿈쩍하지 않을 만큼 양육비와 사교육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 역시 절실하게 느끼는 대목이다.

이에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정책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중산층에서부터 급격히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어 중산층 여성들이 가정과 직장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인구 감소가 사회적 문제이기는 하지만 아이 낳지 않는 사람의 돈을 거둬 아이 낳는 사람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그는 “직접적인 출산 장려정책이 아니라 출산을 선택하도록 하는 환경 조성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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