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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수련부장 교수 회의와 '콘클라베'
[ 2006년 09월 14일 02시 44분 ]
전세계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

라틴어 Cum(함께)와 Clavis(열쇠)의 합성어인 '콘클라베'는 일반적으로 교황선거를 뜻하지만 추기경들의 비밀회의를 지칭하기도 한다.

즉 교황의 선거인인 추기경들이 외부의 간섭없이 비밀 투표장인 성당의 문을 걸어 잠그고 그 속에서 진행하는 비밀투표 혹은 비밀회의가 바로 '콘클라베'다.

13일 병원협회에서 열린 전국병원수련교육자협의회 회의에서는 이 '콘클라베'를 연상케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전공의 노조 출범에 즈음해 전공의들을 수련시키는 교수들의 협의체가 발족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들은 공개를 꺼렸다.

병원협회에서 기자들과 행사 참석자들을 위해 마련해 둔 자리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비밀리에 회의를 진행했다.

특히 행사에 참석했던 병협 관계자들까지 도중에 내보내며 행사 내용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행사는 전국 수련병원 교육 담당자들이 전공의 처우개선 등을 논의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식으로 활동을 선포하는 발족식 자리.

협의체 구성 취지를 밝히고 향후 활동 계획 등을 소개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교육수련부장들은 비밀리에 회의를 진행하고 협의체를 발족시켰다.

물론 전공의 문제가 예민한 사안인 탓에 공개를 꺼린 부분은 이해하지만 모임의 취지가 순수하게 전공의를 위한 것이라면 굳이 창립행사까지 비공개로 진행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전국병원수련교육자협의회 회장을 맡은 강남성모병원 김성훈 교육수련부장은 얼마전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열악한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전공의 노조 입장에 서서 열악한 수련 환경 개선에 앞장설 수도 있다"며 "사측 대 노측이 아닌 선후배 혹은 사제지간, 파트너처럼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3일 행사장에서 보여준 모습은 껄끄러운 전공의 노조를 견제하기 위한 비밀회의를 한 것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했다.

진정 제자를 걱정하고 보다 나은 수련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면 떳떳하고 당당하게 제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게 진정한 스승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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