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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드라마 봇물에 신생병원 가세 '부작용 우려'
[ 2006년 10월 08일 21시 48분 ]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의학드라마의 잇단 등장으로 방송사 간의 시청률 경쟁과 함께 병원들간 홍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막을 올린 KBS 월화극 ‘구름계단’을 시작으로 의학드라마가 지상파에서 속속 선보인다. 아울러 이를 홍보기회를 삼으려는 신생 병원들도 촬영장 계약에 발 벗고 나서는 등 병원들도 드라마 전쟁에 동참했다.

9일 방송가에 따르면 ‘10년 만에 의학드라마 전성기가 찾아 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의학드라마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미 방영에 들어간 ‘구름계단’은 가난 때문에 의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종수(신동욱 분)가 가짜 의사 행세를 하면서 성공을 향해 아슬아슬한 몸부림을 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실낙원’의 작가 와타나베 준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7년 전 기획됐으나 당시 일본 원작에 대한 거부감과 가짜 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한 반발이 예상돼 무산된 바 있다.

내년 1월에는 ‘하얀 거탑’(연출 안판석)이 MBC에서 ‘주몽’ 후속으로 방송된다. 일본 야마자키 도요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인 이 작품은 지난 2003년 일본 후지TV 개국 45주년 기념작으로 제작돼 경이적인 시청률을 올린 바 있다.

김종학프로덕션에서 제작될 이 드라마는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야심만만한 의사와 인술을 베푸는 대조적인 젊은 의사 두 명을 축으로 의학계의 이면을 현미경처럼 보여준 일본 드라마의 틀은 그대로 유지한 채 한국 상황에 맞춰 리메이크된다.

또 지난 1994년 신은경을 스타덤에 올린 MBC ‘종합병원’의 속편 격인 ‘종합병원2’도 기획되고 있다.

‘종합병원’의 작가 최완규 등 유명 작가들이 모여 만든 에이스토리에서 제작되며 전편에서 레지던트로 나온 이재룡이 전문의가 돼 병원을 책임진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다모’의 이재규 PD도 의학드라마 ‘이발사’(가제)를 준비하며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기획과 취재에 한창이다.

병원들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하얀 거탑’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해 온 동국대한방병원(지난해 9월 개원)과 경희동서신의학병원(올 6월 개원) 가운데 동국대한방병원이 촬영지로 결정됐다.

지난해 8월 신축 개원한 건국대병원은 ‘외과의사 봉달희’의 무대로 결정됐고, 경희동서신의학병원은 ‘1과 2분의1’의 촬영을 협의 중이다.

신생 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꽉 찬 환자들로 빈 병동을 내 주기 어려운 병원들은 ‘컨텐츠 자문’으로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발사’ 작가팀은 최근 2개월간 아주대병원에서 진료과를 돌면서 의사들과 회진, 외래진료를 함께 봤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는 ‘종합병원’, 서울대병원은 ‘외과의사 봉달희’ 작가팀이 2개월 간 공부를 하고 갔다.

대한영상의학회는 ‘진단방사선과 전문의를 의사가 아닌 보조인력으로 여기는 일반인이 많다’며 ‘종합병원’에 진단방사선과 의사를 등장시키는 역할 PPL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의학드라마가 병원 홍보에 큰 도움을 준다는 판단에 따른 것. 지난 1994년 ‘종합병원’의 무대였던 아주대병원은 개원 전후 20개월간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병원 인지도와 의대 지원율이 급상승한 바 있다.

방송가 관계자는 “최근 각 방송사에서 수 편의 의학 드라마를 기획하면서 이를 홍보기회를 삼으려는 신생 병원들이 촬영장 계약에 발 벗고 나서는가 하면 의학드라마 작가를 배출하는 양성소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병원들의 드라마 장소제공을 통한 무분별한 홍보경쟁 및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드라마 노출을 조건으로 병원에 많게는 5억원의 제작비 후원을 요구하는 간접광고(PPL) 기획자들이 병원을 드나들고 있다.

또한 촬영을 위해 일정한 구역을 통제하고 장비 운반을 위해 엘리베이터 사용을 금지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특히 제작비 후원은 어려운 개원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운영 차질은 고스란히 환자부담으로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개원한지 1년이 넘은 상황에서 이제는 드라마 및 영화촬영 횟수를 최소한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향후 이보다 더욱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국 병원은 환자를 위한 곳이라는 기본 인식이 전제된 조치”라며 “드라마 장소 제공이 병원 홍보에 큰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환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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